지난 2일 현대인베스먼트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금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하면서 올해 ETF 출시규모가 사상최대에 이르고 있다. 펀드보다 투자비용이 싸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데다 올 2월 자본시장법시행으로 다양한 ETF 개발이 가능해진 점도 ETF 활성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13일 펀드평가업계에 따르면 '현대 하이셰어스 골드 특별자산ETF'를 포함해 하반기에만 12개 ETF가 설정되는 등 올해 17개가 만들어졌다. 지난 2002년 '삼성코덱스200'과 '우리코세프200' 등 2개가 설정된 이후 2006년 8개,2007년 6개,2008년 16개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자본시장법 시행 후 금ETF나 지수하락시 수익을 올리는 '인버스ETF'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올 ETF 수는 사상최대를 경신했다.

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주가지수연동형펀드로,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다. 증권사에 주식위탁계좌가 있는 투자자라면 전화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원하는 ETF를 살수 있다.

일반 성장주식형펀드가 연 2~3%의 보수를 떼가는데 비해 ETF는 연 0.3~0.6% 수준으로 투자비용이 저렴하다. 또 정부의 세법개정에 따라 2012년부터 ETF에 대한 거래세가 부과될 예정이지만 현재는 0.3%의 거래세도 면제되고 있다.

매일 펀드자산의 구성내역이 공개되면서 운용의 투명성이 높고 조기환매에 따른 제한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주로 국내 코스피200지수나 업종지수,스타일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가 대부분이지만 해외펀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들도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올 수익률이 100%를 웃도는 대박 펀드도 등장했다. 반도체업종 ETF인 미래에셋맵스타이거세미콘과 삼성코덱스 반도체,삼성코덱스자동차 등도 '더블 수익률'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몇가지 유의할 점도 있다. ETF는 증시 상승시에 초과수익을 노리기 보다 안정적인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에 보다 적합하다. 투자비용이 저렴해 장기투자시 복리효과로 더 빛을 발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해외투자 ETF는 환노출형이어서 투자대상 화폐와 원화의 움직임에 따라 환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삼성코덱스 브라질'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 라틴' '타이거 브릭스' '타이거 차이나' 등은 미 달러화로 투자되며 '삼성코덱스 차이나'는 홍콩달러,'삼성코덱스 재팬'은 엔이 표시통화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일부 해외 ETF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원화강세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