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휴가를 앞두고 있는 이동진씨(30 · 가명)에게 갑작스레 고민이 하나 늘었다. 지난 5월부터 두 달여간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증시가 지난주부터 돌연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휴가 전 보유 주식 가운데 절반 정도는 정리한 뒤 편안한 휴가를 즐길 생각이었지만 날마다 빨간색을 나타내는 증시를 보면 선뜻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휴가지까지 노트북을 들고가서 무선인터넷을 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오르는 주가를 보면 한편으로 흐뭇하면서도 골치가 아파진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고민을 간단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게 모바일 증권거래 서비스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시세를 조회하고 매매까지 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전용단말기를 통한 거래만 가능했지만 2003년 이후 증권사마다 적극적으로 모바일 증권거래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는 휴대폰 와이브로단말기 PDA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으로 사용기기가 확산됐다. 최근엔 젊은층이 선호하는 넷북 전용 미니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선보이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휴대폰으로 모바일 증권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컬러 휴대폰에서 '**4949'와 인터넷 접속 버튼(NATE,Magic?rSHOW,ez-i)을 눌러 해당 화면에서 전용 프로그램(VM)을 내려받는 방법이다. 대신증권의 'M-CYBOS',키움증권의 'eFriend Phone'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모바일 서비스 신청을 별도로 해야 하지만 미처 못한 채 휴가지로 떠났더라도 휴대폰으로 증권사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가입할 수 있다. 비용은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월 정액제를 이용하면 데이터 이용료와 정보 이용료 등을 합쳐 월 6000~7000원이면 충분하다.

왑(WAP) 표준 규격으로 만들어진 각 증권사의 '모바일 홈페이지'(폰피)를 이용하면 좀 더 편리하게 모바일 주식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다운로드 과정 없이 증권사별 전용 네자리 숫자와 인터넷 접속 버튼을 누르면 폰피로 연결된다.

삼성증권의 '내손안에 2323',현대증권의 'YouFirst 폰피'를 비롯해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휴대폰의 대기화면을 이용해 손쉽게 모바일 거래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평소에 PDA나 와이브로단말기 PMP 등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한결 강력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HTS와 동일한 수준의 속도와 환경에서 증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시세 차트 공시 뉴스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PDA 등의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아직 많지 않지만 거래금액은 휴대폰 사용자들보다 많을 정도로 증권사 입장에선 중요한 고객으로 꼽힌다.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 투자를 결정할 자신이 없는 고객이라면 이번 기회에 PDA 거래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투자가 꺼려진다면 ARS주문등록 후 일반 전화요금으로 시세 주문 잔고조회 등의 서비스를 전국 어디서나 일반 전화요금으로 이용하거나,전화 상담직원을 통하는 방법도 있다.

재충전을 위해 떠난 휴가지에서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주가 급등락에 따른 투자위험에 대비하려면 미리 자신의 계좌에 매수 · 매도와 관련된 각종 조건을 설정해 놓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투자자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값에 주가가 도달하면 SMS를 통해 포착 여부를 통보해 주는 미래에셋증권의 '콜오더'와 같은 서비스도 유용하다. 이 서비스는 메시지 확인 후 통화버튼을 누르면 'URL 콜백'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으로 주문까지 원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의 내용은 단말기에 깔린 프로그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대체로 시세조회 차트분석 관련 정보조회는 물론 주식매매 및 자금이체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PDA나 PMP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휴가를 떠나기 전에 해당 증권사의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가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을 이용한 거래수수료는 일반적으로 HTS 등을 통한 수수료보다 비싼 편이었지만,지난해 수수료 인하 경쟁을 거치며 하나대투 키움 동양종금증권 등 많은 증권사들이 수수료율을 HTS와 같은 0.015% 수준으로 내린 상태다.

휴가철을 맞아 증권사들마다 갖가지 이벤트를 열어 모바일 거래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지난 21일부터 모바일 증권서비스 가입 고객에게 신형 휴대폰을 지급하고 한 달간 데이터 통화료 무료혜택을 제공하고,동양종금증권은 이달 말까지 신규 고객 등에게 수수료 무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