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보일러,에이스 침대,눈높이 학습지,애니콜 휴대폰,금강 구두,해표 식용유,맥심 커피믹스….'

낯익은 이 브랜드들은 10년 이상 해당 산업 부문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온 대표 브랜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고객들 사이에서 변함없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온 것이다.

KMAC가 한국 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년 이상 연속 1위 브랜드'는 192개 산업군 가운데 총 49개 산업군에서 나왔다. KMAC는 가격에 비해 가치가 높으면서 가격 프리미엄이 높은 브랜드를 '대한민국 1% 가치 브랜드'로 꼽았다. 10년 동안 꾸준히 1위를 이어온 장수 브랜드와 올해 성장이 기대되는 '2009 Rising Star' 브랜드도 선정했다.

10년 이상 연속 1위

1999년부터 10년 동안 1위를 지켜온 브랜드는 총 49개다. 1999년 1위 브랜드로 뽑힌 곳은 모두 79개 산업군이었다. 49개를 제외한 30개 산업군에서는 1위가 바뀌거나 제품이 진화해 브랜드 자체가 없어진 경우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세탁기 산업군이 지금은 드럼세탁기로 진화하면서 해당 브랜드가 10년 동안 유지되지 않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올해 조사한 브랜드가 총 192개 산업군인 점을 보면 10년 전에는 없던 산업군 113개가 생겨난 셈이다.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브랜드를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소비재에서는 총 21개 브랜드가 선정됐다.

고추장은 대상의 청정원 순창,기저귀는 유한킴벌리의 하기스,라면은 농심의 신라면,스포츠의류는 나이키,여성 내의는 신영와코루의 비너스,자양강장제는 동아제약의 박카스,맥주는 하이트 등이다.

내구재에서는 총 13개 브랜드가 뽑혔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부엌가구는 한샘,소형 승용차는 GM대우의 마티즈,중형 승용차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김치냉장고는 위니아만도의 딤채 등이다.

서비스재에서는 국제전화 001,대형 할인점 이마트,자동차보험 애니카,신용카드 비씨카드,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항공사 대한항공,피자전문점 피자헛 등 15개 브랜드가 10년 내내 1위를 지켜왔다.

대한민국 1% 가치 브랜드

지난해 말 미국 시장조사 업체 유고브 폴리메트릭스가 조사한 브랜드 가격 대비 가치 조사 결과 사용자 제작(DIY) 공구 브랜드인 크래프트맨이 1위를 차지했고 구글 소니 홈디포 도요타 블랙앤데커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반면 월마트,코카콜라,애플,마이크로소프트,맥도날드,스타벅스 등 대형 유명 브랜드는 상위 10위 안에 한 곳도 들지 못했다. 잘 알려진 브랜드여야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가치를 누리기 원하는 것이다. KMAC에서 꼽은 '대한민국 1% 가치 브랜드'는 총 2500개 브랜드 가운데 가격 대비 가치(70%)와 가격 프리미엄(30%)을 합산한 결과 상위 1%를 차지한 브랜드들이다. 올해는 총 25개가 선정됐다.

2009년 국내에서 상위 1%의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뽑힌 곳은 가격 대비 만족도도 높고 품질에 대한 기대치,즉 가격 프리미엄도 높은 브랜드를 의미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큰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면서 품질도 훌륭하다는 뜻이다.

선정된 브랜드는 전자산업 대표 브랜드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한 삼성전자의 애니콜,식료품에서는 파리바게뜨 동원참치 정관장 베지밀이 꼽혔다. 유통에서는 이마트,물류에서는 우체국택배가 선정됐다. 명품 패션 내의 브랜드인 비너스,영화관 브랜드 CGV,화장품 설화수 헤라옴므 등도 1% 브랜드에 들었다.

이 밖에 SK텔레콤,까스활명수,삼다수,아반떼XD,에너자이저,락앤락,롯데호텔,댕기머리 등 총 25개 브랜드가 포함됐다.

2009년 Rising Star

올해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는 브랜드는 뭘까. 단순히 수익을 많이 올리는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차세대 먹을거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브랜드를 '2009 Rising Star'로 선정했다.

인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큰 폭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로는 화장품 브랜드숍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몸에 좋은 음료 하루야채,환경 친화적이면서 세탁력을 높인 액상세제 액츠,탈모 예방 기능성 샴푸 댕기머리,워터파크 비발디오션월드,내비게이션 엑스로드 등 25개가 뽑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