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17분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오바마의 취임 연설문에 전 세계 이목이 쏠렸다. 취임 연설은 경제 외교 안보 등 향후 오바마 정부의 대내외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남북전쟁으로 분열됐던 시기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대공황이 엄습했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세계가 동서냉전으로 꽁공 얼어붙었을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 연설이 그랬다.

137명의 미국 학자들이 뽑은 미국의 100대 정치 명연설에서 1위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가 차지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케네디의 취임 연설이 1위,루스벨트의 취임 연설이 2위에 올랐다.

케네디는 "미국 국민 여러분,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하십시오.그리고 세계의 시민 여러분,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지를 묻지 말고 우리가 함께 인간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으십시오"라는 내용을 담았다.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후퇴를 전진으로 돌리는 데 필요한 노력을 쓸모없게 만드는,이름 없고 비이성적이며 근거 없는 공포가 그것입니다"라고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링컨은 "이 광활한 땅의 모든 전쟁터와 애국자의 무덤에서부터,살아 있는 모든 사람과 가정에까지 뻗어 있는 환상적인 기억의 선율은,언젠가 우리 본성에 깃든 보다 선량한 천사들의 손길이 반드시 다시 와닿을 그때 연방의 합창으로 울려퍼질 것"이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