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급한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불부터 끄자.'

증권사의 가입 거부로 그동안 실효성 논란을 빚어온 '건설업계 지원을 위한 금융권 자율협약(건설사 대주단협의회 운영협약)'에 삼성 대우 미래에셋 등 대형 증권사들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출범 이후 적용 실적이 단 한 건에 불과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대주단 협약이 중소형 건설사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미래에셋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주 이사회를 열어 대주단 협약 가입을 결정한 데 이어 대우,한국투자,동양증권도 증권업협회에 최근 협약 가입 방침을 통보했다. 이들 대형 증권사의 가입 결정으로 그간 눈치를 보고 있던 중소형 증권사 및 자산 운용사들도 조만간 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건설사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처리는 은행의 매입약정이 있는 경우 만기 도래시 은행 대출로 전환하고,매입약정이 없는 경우는 보유 증권사 부담으로 남겨놓는 방향으로 입장이 정리됐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협약 가입에 난색을 표시했던 증권사들이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대주단 협약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협약에 가입한 금융회사는 209개 대상 회사 중 148개사로 가입률이 70.8%에 머무르고 있다. 대주단협의회 관계자는 "22개 증권사와 31개 자산운용사가 참여할 경우 가입률이 95% 선까지 높아져 실질적인 채권단협의회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은행권 48조원을 포함,금융권 전체로 8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저축은행의 대출금 연체율이 14.3%에 달하면서 중소형 건설사 부도로 인해 금융회사마저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