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에 일본과 유럽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주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달러화는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미 경제의 펀더멘털이 취약한 까닭에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기보다는 현 수준에서 소폭 등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18일 전했다.

달러화는 이달 들어 급격한 랠리를 펼치며 '강달러'의 부활 조짐을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달러당 110엔대로 올라섰다. 유로화에 대해선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유로당 1.60달러로 초약세를 나타냈으나 지난달 말 유로당 1.57달러로 회복된 뒤 이달 들어 1.50달러 밑으로 가치가 뛰었다. 지난 14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5개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온 뒤 달러화 가치는 1.468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달러화 가치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0.40엔가량 떨어진 110.13엔에 거래됐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급등세가 한풀 꺾여 유로당 1.474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향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는 가운데 달러화 강세가 수입물가를 억제하고 소비여력을 확대,미 경기회복을 도와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경색이 이어지는 등 미 경제의 펀더멘털이 취약해 달러 급등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더 무게중심이 실린다. 이와 관련,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경제가 올 하반기 제로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이달 들어 달러화가 과도하게 급등했다는 판단 아래 달러 전망을 단기 조정으로 선회했다"며 "달러 강세가 조만간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쓰비시UFJ증권의 미즈노 가즈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이 만성적인 고유가에 견디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 추세가 지속되기 어려워 연내 달러당 100엔까지 재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