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면제 폐지 영향

지난 달 은행계 카드사들이 첫 해에 한해 적용하던 연회비 면제 혜택을 폐지하면서 신용카드 신규발급 건수가 급감했다.

금융감독당국이 하반기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낮추기 위해 무이자 할부 등 혜택 제공을 억제할 계획이어서 카드발급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신규발급 건수는 지난달 말 현재 11만6천장으로 전월말보다 2만6천장(18.3%)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12만2천589장으로 전월말의 21만817장보다 무려 8만8천228장(41.9%)이나 급감했다.

기업은행도 7만6천556장으로 1만3천493장(37.0%) 줄었으며, 하나은행은 8만3천장으로 3천장(3.5%) 줄어들며 신규발급 건수가 올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KB카드의 신규 개인회원 수 역시 지난달 말 9만3천명으로 전월말보다 6만명(39.2%) 줄어들면서 연중 처음으로 1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달 은행계 신용카드발급 건수가 급감한 것은 비씨카드가 지난 달부터 가입 첫해 연회비 면제를 금지하는 신용카드 표준약관을 시행하면서 비씨카드에 가입해 있는 은행계 카드들도 새 약관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비씨카드 외에 자체 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KB카드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28일부터 표준약관을 시행하고 있으며 외환카드도 지난 달 중순 동참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와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간 신규발급 건수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4월 우리은행의 신용카드 신규발급 건수는 체크카드에 비해 11만3천742장 많았지만 지난달에는 4만2천459장으로 줄었고 기업은행도 5만9천974장에서 5만3천546장으로 줄었다.

KB카드는 지난 4월 체크카드의 신규 회원 수가 신용카드의 신규 회원 수를 4천명 앞섰지만 지난 달에는 격차를 4만5천명으로 확대했다.

은행권은 하반기 금융감독당국의 정책에 맞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일 예정이어서 카드발급 감소세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우리은행은 다음달 부터 우리V카드의 무이자할부 서비스 대상을 전 가맹점에서 백화점과 대형 마트, 병.의원으로 축소키로 했다.

우리은행 박영호 부행장은 "지난 달부터 연회비 면제가 없어지면서 고객들이 카드발급을 꺼리는 데다 은행들이 이에 대비해 3~4월 중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한 탓에 지난 달 카드발급이 급감했다"며 "다음 달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이 줄어들면 카드발급 건수가 더 감소할 수 있지만 은행의 수익성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