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받아 소외계층에 대출

페인트 뿌리며 스트레스 해소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권병민씨가 창안한 금융시스템 '커넬머니(Kernel Money)'는 가난한 서민이 갑작스럽게 목돈을 구해야 할 때 아무런 담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는 자금조달 시스템이다.

이는 30∼50대의 직장인과 기업에서 일정액의 기부를 받아 대출업체를 설립하고,가난한 사람들이 교통사고 질병 등으로 목돈이 들어갈 때 빌려주는 방식이다.

기부자에겐 정해진 날 원금만 돌려준다.

권씨는 이 아이템으로 공동참여한 22명의 한국 대학생과 함께 홍콩 중원대에서 16일 개막한 '아시아창업대학생 교류전'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최하고 KT&G가 협찬하는 '아시아창업대학생 교류전(Asian Student's Venture Forum)'에는 중국의 베이징대,일본의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대,싱가포르의 싱가포르경영대,홍콩의 중원대 홍콩대,한국의 서울대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등 아시아 명문대 학생 300여명이 참가했다.

19일까지 계속된 이번 행사에서 참가 학생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공동창업 및 사업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가 학생 중 리만만 호이카홍 람완칭 등 홍콩 중원대 학생팀은 중국의 음양이론을 응용한 스트레스 해소센터를 창업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오스카' 브랜드로 내놓은 이 아이템은 페인트를 벽면에 마음대로 뿌릴 수 있는 갤러리와 전자공게임 킥복싱 등을 할 수 있는 양(陽)센터와 발마사지 미용 피부관리 등을 해주는 음(陰)센터를 한곳에 마련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다.

스즈키 히로미치와 타니하라 히데토시 등 도쿄대 학생들과 미야자키 아스카와 가와무라 고헤이 등 와세다대 학생,다가하시 겐타와 쓰보사카 요리키 등 게이오대 학생들로 구성된 일본팀은 돈은 많으나 시간이 없어 개인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메디컬시스템을 선보였다.

아딧야싱하네자와 라하브소마니 등 싱가포르경영대 학생들은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개선한 금융시스템을 내놓았고 첸칭유와 장샤오 등 베이징대 학생들은 '호미스트'란 브랜드의 홈디자인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번 교류전에서 참가 대학생들은 앞으로 창업 아이템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상호 정보를 교환할 '아시아 대학생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 조직은 지식서비스 정보기술(IT) 바이오 무역 생활지식 등 분과별로 협력조직을 만든 뒤 전체 창업대학생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로 결성할 방침이다.

아시아대학생 포털사이트(www. asiansvf.com)를 통해 △대학생 간의 창업정보 교류 △아시아 국가 간 합작파트너 알선 △아시아지역 유망 창업아이템 발표 △국가별 창업절차 안내 △대학생 창업 성공사례 발표 △대학생 간 문화교류 △창업동아리 활동 사례 발표 등의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그동안의 창업교류전을 통해 발표된 창업 아이템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싱가포르대팀이 개발한 전자명함과 한국의 경상대 환경생명학과를 나온 변홍주씨의 '항암 두부'는 상품화돼 팔리고 있고 베이징대 학생인 샹사오사오씨가 내놓은 건강손목시계도 중국에서 유망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으로 소개됐다.

이번 행사는 2002년 4월 한.중 대회로 처음 열린 이후 매년 열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개최된다.

홍콩=이치구 한경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