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바이오 등 첨단 산업 중심의 국내 증시에 19일은 '농업의 귀환'을 알리는 날이었다.

이날 남해화학(7.00%), 삼성정밀화학(11.96%), 동부하이텍(5.38%), KG케미칼(8.46%), 카프로(3.10%), 조비(14.99%) 등 비료주와 경농(9.47%, 농약), 농우바이오(14.89%, 종묘), 세실(5.07%, 병해충 방지), 동양물산(4.09%-농기계) 등 농업과 관련된 모든 종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곡물값 급등이 라면 등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구체화하자 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식량 전쟁’ ‘식량 안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등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표주자는 비료주다. 곡물가격 급등과 함께 국제 비료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향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은행이 밝힌 올해 1월중 수출입 물가 동향을 보면 비료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19.0%, 전년 동월 대비 77.6%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가격 역시 13.5%, 69.6%씩 상승했다.

무엇보다 곡물가격 상승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농업 관련주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오 에너지 수요 증가 △개발도상국 고속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 △고유가로 위협받는 미국의 위상 △기후 온난화 등으로 곡물가격 강세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농협 계열사인 남해화학의 경우 지난해 업계 최초로 비료 수출 2억달러를 달성한 바 있어서 수출가격 상승이 실적 향상에 직결될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남해화학 주가는 올 들어서만 67% 급등했다.

비료 원재료인 요소를 생산하는 삼성정밀화학 역시 요소비료 판매가격이 지난해 평균 대비 56%나 상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 들어 23% 가량 급등세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노닉스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원가상승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반도체 적자 폭이 줄어들고 무엇보다 농업 부문 수익구조가 견실하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한다는 각오다.

경농은 지난 18일 농협과 491억원 규모의 농약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으며, 조비와 KG케미칼 역시 지난달 농협과 각각 404억원, 445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천적을 이용한 병해충 방지 업체 세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정부가 천적 사용 농가에 대한 장기 지원을 실시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진 세실이 최대 수혜을 입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농우바이오는 채소의 종자와 묘목 등을 생산하는 대표업체로, 농산물 유통과 고수익 종자 개발 등 사업을 하고 있다. 또 대운하 건설 요충지 중 한 곳인 경기도 여주에 28㎡의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대운하 건설 수혜주로도 관심을 끈다.

이 밖에 농기계 제조업체 동양물산도 실적 개선 기대로 증권사의 매수 추천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