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구경하기가 어려운데 장사가 잘 될리 있겠습니까." 지난 6일 무안국제공항 내 24시간 편의점 주인은 장사 얘기가 나오자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었다.지난 1월 개점한 이 편의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50만원 선.임차료는 고사하고 인건비와 전기세 등 유지비를 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그는 "수지를 맞추려면 하루 매상이 적어도 200만원은 돼야 한다"며 "얼마나 더 적자영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약 1주일 전 문을 연 식당 분위기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식당 점장 박승미씨가 퇴근시간에 손에 쥔 매출전표는 고작 30장가량에 불과했다.공항 상주직원들을 빼면 일반손님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오후 2시30분 마카오발 전세기가 이륙하고 나면 무안공항은 그야 말로 육지 속 외딴 섬처럼 긴 적막 속에 빠져든다.


8년간 3056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8일 문을 연 무안국제공항이 개점휴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오는 16일로 개항 100일째지만 256만㎡ 규모의 큰 공항에 김포공항과 상하이노선 등 하루 평균 2.2편만 뜨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무안공항은 나름대로 공항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몸부림쳤다.공항을 알리기 위해 부정기 국제노선을 대거 유치했다.개항 직후 국내ㆍ국제선 하루 4편이던 항공편을 중국 샤먼,일본 후쿠오카,태국 방콕,필리핀 마닐라 등의 부정기노선 32편으로 늘렸다.정기노선이 무안공항에 취항하지 않는 점을 감안,지역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부정기노선을 대거 마련했던 것.이로 인해 한때 공항이용객이 1만8000명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반짝특수는 이달 들어 완전히 사라졌다.연말과 연초 성수기를 겨냥해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무안공항에 부정기노선을 띄웠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입점업체뿐 아니라 공항 자체의 적자운영도 우려된다. 무안공항은 연간 40만명이 이용해야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출 수 있다. 하지만 무안공항의 월 평균 이용객은 2월부터 1만명을 넘기기조차 어렵다. 월 이용객이 3배 늘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안공항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광주권 이용객의 감소에 있다.광주에서 60㎞ 정도 떨어진 지리적 단점도 있지만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크게 뒤진다.상하이노선의 경우 이용 요금이 하루 1편인 무안공항은 38만원인 데 비해 하루 20편 이상인 인천공항은 20만원 선인 데다 선택의 폭도 넓다.

전남도가 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사 운항 적자 보존과 이용객 유치 여행사에 대한 지원을 골자로 도입한 인센티브제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지금까지 외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지원금은 지난해 11월 단 한 차례만 지급됐다.실적이 없어 인센티브를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안=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