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사진)이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에게 "금융업은 다른 산업 분야와는 달리 무조건 '경쟁 촉진'만을 부르짖어선 곤란하다"고 훈수했다.

김 위원장은 7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정위 직원 대상 강연에서 "신용카드 경쟁 촉진으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사례에서 보듯 금융기관들의 소모적 경쟁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정 분야에 대한 쏠림 현상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금감위가 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을 두고 마치 부당 공동 행위를 유발하는 것처럼 보는 시각은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금융기관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경쟁 촉진' 활동에 나서고 있는 공정위 측에 금융업의 특성을 설명하고 건전성 감독 업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담합 유발' 등의 시비를 하지 말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어떤 산업 분야든 소비자 이익을 위해서는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맞다"며 "하지만 금융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과당 경쟁으로 금융사가 부실해지면 결국 불특정 다수의 예금자와 투자자에게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강의는 최근 공정위와 금감위가 이중 규제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양 기관장이 교차 강연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도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 청사에서 금감위 직원들을 상대로 공정위의 업무 특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