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성주 아나운서, 월드컵 캐스터로 맹활약

차범근-두리 '차차부자'의 MBC 월드컵 중계방송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 곁에서 두 사람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다.

차범근 감독의 차분하면서도 쉬운 해설, 차두리의 솔직 담백한 현장 경험을 살려 시청자들에게 독일 월드컵을 중계하고 있는 MBC 김성주 아나운서. '차차부자'와 그의 '입담'에 힘입어 MBC는 KBS와 SBS를 따돌리고 월드컵 중계방송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한국-토고전이 열린 13일에도 김성주 아나운서는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생생히 전했다.

경기 직전 애국가에 이어 토고 국가가 연주될 차례에서 또 한 번 애국가가 나오자 그는 "우리한테는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진다"면서 "국가가 두 번 연주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분위기를 띄우며 한국의 승리를 점쳤다.

이천수의 동점골과 안정환의 역전골이 터지자 10초 이상 '골~'을 외치며 팬들과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김 아나운서가 차범근-두리 부자와 함께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모습에 네티즌들도 "귀엽고 재미있다""진솔하고 정이 간다"면서 호평을 보냈다.

차범근-두리 부자와 함께 월드컵 경기를 승패에 상관없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한 네티즌(darkpeios)은 "이천수의 프리킥 슛 성공 뒤에는 숨은 히어로 박지성이 있었듯이 차차부자의 시청률 1위 해설에는 김성주 아나운서의 몫도 결코 작지 않다"면서 김 아나운서를 칭찬했다.

그는 "시청자에게 알기 쉽게 경기내용을 들려줬고 서로 직접 주고받기 어색한 차차부자의 대화의 중계자 역할도 한다"면서 "거슬리지 않는 미성으로 중간중간 재미있는 농담을 섞어가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김성주 아나운서는 독일행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송인득, 김창옥 아나운서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한국전 등 주요 경기에서 차범근 감독과 호흡을 맞출 메인 캐스터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MBC 성경환 아나운서 국장은 14일 "김성주 아나운서의 발탁이 파격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친근한 이미지와 해박한 지식, 따뜻한 마음 등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MBC 입사 이전 스포츠 전문채널에서 축구ㆍ야구 전문 캐스터로 활약한 경험이 있으며, 상대방 선수까지 완벽하게 파악한 상태에서 중계를 할 정도로 철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
성 국장은 또한 "국민과 함께 기뻐하고 안타까워하면서 월드컵을 통해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자기 연출력을 가졌다"면서 "특히 선수들이 실수를 해도 절대 비난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고, 이는 선수 출신인 차범근-두리 부자와의 호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처음 해설자로 마이크를 잡은 차두리가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차범근-두리 부자의 말이 얽히지 않도록 조정자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성주 아나운서는 13일 오후 성 국장과의 전화에서 "교민 반응도 뜨거웠고 예감이 좋았는데 기분 좋게 승리해 기쁘다"면서 "토고전 후반 상황처럼 자신감 있게 경기하면 16강, 8강 이상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