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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 - 60

      괭이밥 일부러야 그러겠니? 아마 어떤 사연이 있을꺼야 아기자기 알콩달콩 새콤달콤하던 너였었지 널 다시 만나기까지 한세월이 걸렸는데 다시 오기만 한다면 또 한세월인들 못 기다리겠니 괭이싸리 미안해 똑바로 서지 못하고 땅에 기어서 고마워 그래도 나를 싸리라고 불러주어서 네가 나를 불러 내가 나 되었듯이 너를 불러 너를 너로 만들거야 괴불나무 이름이 괴상하다구요? 이름만 그래요 너무 꽃만 탐한다구요? 표현만 그래요 나도 나일 ...

    • 49 - 54

      // 곰취 내 잎이 곰발바닥을 닮았답니다 맛나다고 자꾸 자꾸 뜯어갑니다 꽃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답니다 그래도 웃으니 제가 좀 곰스럽지요? 과꽃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오늘도 내사랑꽃이 피었습니다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던 그 사람은 아마도 꽃이 핀 걸 모르는 것이겠지요 광대나물 내가 내 이럴까 눈물이 납니다 이렇게 될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관중을 즐겁게 하라는 신의 뜻이라 생각하기로 했어요 오늘도 딴따...

    • 초대합니다

      ■ [9월의초대] 김종태 시인의 꽃, 詩 이야기 한택식물원 (hantaek@hantaek.co.kr)

    • 봉숭아

      봉숭아 봉숭아는 한자말로 봉선화라고 부른다. 봉숭아는 인도, 중국이 원산인 열대식물이고 우리나라에는 고려 이전부터 전해진 듯 하다. 초여름부터 꽃이 피고 팔구 월에 씨가 맺는데 잘 익은 씨는 건드리면 톡하고 터지면서 씨가 사방으로 퍼져 외국에서는 나를 건드리지 말아요의 터치미낫(touch me not)이라 부른다. 봉숭아는 예부터 못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진 식물이다. 우리 선조들은 집의 울타리 밑이나 장독대 옆 또는 밭둘레에...

    • 43 - 48

      고삼 삼이라는 이름을 아무 데나 붙이랴만 인생처럼 쓰디 써서 도둑놈의지팡이라 비우고 낮추고 버리면 인생도 달콤하듯이 고삼 속에서도 단맛을 찾아보리라 고수 비누향과 땀내 – 향기롭다든지 인간적이라든지 길들여진다는 것은 상대방의 뾰족한 송곳이 친해진다는 것 내게서 빈대 냄새가 난다는 것은 길들여지지 않는 투정 난 네 발코랑내도 그리워할 만큼 네게 길들여지고 싶다 고추나물 인사를 해도 노래 불러도 토라져도 아무도 거들...

    • 37 - 42

      계요등 조잘조잘 하루 종일 속삭여 다오 라음보다 팽팽한 네 목소리는 목 타는 사막의 어린왕자 귀에 들리는 신기루의 시냇물 소리 고깔제비꽃 마음 같아서는 그대 손을 꼭 잡고 싶어도 내 본래 천성이 어쩔 수 없어서 고개 숙이고 생끗 웃을 뿐 손도 내밀지 못합니다 고들빼기 아무데나 아무때나 아무렇게나 피는 작은 내 사랑일지라도 꽃만큼은 내 진실을 몰라주신다면 아주 아주 쓴맛을 보여드리겠어요 고려엉겅퀴 우리 서로에게 곤드레...

    • 이 남자가 사는 법 6 (끝)

      [수신 내용 없음]

    • 31 - 36

      갯메꽃 어쩌다 한번 오는 당신 발자국 기다리는 그 희망에 살고 있지만 한 하늘 아래 살고 있구나 생각하면 스치는 바람 들리는 파도소리도 다정합니다 갯무 갯무를 개량한 것이 무인가 무가 야생화한 것이 갯무인가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인가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인가 갯씀바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 같은 그녀에게 갯씀바귀 같은 사랑이 생겼다 한뼘도 못되는 낮은 자세로 한없이 겸손해진 그녀는 오로지 아는 것은 파도소리와 모...

    • 25 - 30

      개승마 이름 이상하다고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지금 여기 나를 있는 그대로 보아 주실 수 없나요 개쑥갓 쑥갓도 아니지요 꽃도 아니지요 그러나 두고 보세요 씨앗은 확실히 맺지요 갯개미자리 바닷가 손수건만한 자리에 납짝 엎드려 꽃을 피운다 아무 곳에 아무려면 어떠랴 보아라 이 순백의 섭리를 갯국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묻지 마세요 지금 싹틔우고 꽃피우는 바로 여기 당신 가슴속일 뿐입니다 갯기름나물 바닷가에 많이 살...

    • 19 - 24

      개버무리 쑥버무리, 무버무리, 호박버무리 재료를 한데 섞어 만든 음식을 버무리라 한다지요 소원이 하나 있는데요 나와 그 사람을 한데 버무려 주세요. 개미취 개미취는 언제나 개미취 스스로 그대로인데 서 있는 곳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생각한다 개별꽃 별꽃이 아니라고 개자 붙인 것도 억울한데 사촌이 열명 넘다보니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 없네 당신을 당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 그 사람은 당신을 사랑한다네 개불...

    • 13 - 18

      갓 때 되면 갈게요 아직 나에게 갓 하지 마세요 강아지풀 우리 사랑도 햇살에 비추어보면 이보다 더 아름다워요 개감수 나 하긴 너에게 달려 있네 잡초도 되고 약초도 되고 독초도 되고 개나리 가짜 나리 개나리는 있어도 가짜사랑 개사랑은 없다 다만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을 뿐이다 개망초 흔하고 하찮은 것에서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은 숨어 있는 것 그대 눈이 아름다우니 묻혀있던 나를 찾은 것처럼 개느삼 한국특산 희귀...

    • 7 - 12

      각시취 각시야 색시야 아가씨야 뭐라 부르든 그대는 어여쁘다 자기야 애기야 있잖아 뭐라 부르든 그대는 고귀하다 갈대 흘러간 유행가를 들을 때마다 궁금했다 갈대의 순정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푹 쉰내 나는 쉰을 넘어서면서부터 알게 되었다 더 많이 사랑했던 사람이 갈대가 되더라는 것을 갈퀴나물 내일 당장 스러질지도 몰라 매 순간마다 새롭게 서로의 모든 것을 다하는 풀꽃 같은 사랑 감국 늦게까지 추위에 떨어온 그대여 이제 오...

    • 1- 6

      가락지나물 손가락 마디마디 열 손가락 모두 사랑한다며 가락지 끼워드리고 싶지마는 행여 제 빈 마음 하나라도 무거울까봐 노란 미소만 보내옵니다 가래 내가 아는 것은 오직 잔잔한 물결과 스치는 바람과 어쩌다 잠시 숨고르다가 휙 가버리는 물잠자리와 내겐 높기만 한 하늘 하늘 당신뿐이었습니다 가솔송 작아도 작아도 나무랍니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 클 수가 없어요 하지만 작아도 사랑이랍니다 당신을 향한 꽃망울은 한단지랍니다 가시여...

    • 탱자

      한방에서 탱자의 덜 익은 과일을 따다 말린 것이 지실(枳實)이고 충분히 익은 탱자를 말린 것의 겉 껍질을 지각(枳殼)이라 한다 지각은 위 높은 곳을 다스리기 때문에 피부와 흉격의 병에 좋고 지실은 아래 낮은 곳을 다스리기 때문에 심이나 위의 병에 좋다. 탱자 열매는 맛이 쓰고 시나 무독하며 피부가 몹시 가려운데 특효가 있으며, 옆구리가 결리고 헛배가 부르고 가슴 명치끝이 아픈 것을 다스리며 오랜 체증을 없애 소화를 촉진시킨다. 예로...

    • 잔디

      잔디 김종태 뒤엉켜 살아야 서럽지 않아 제 원하는 곳 아니면 잡초라 뽑네 홀로 있는 잔디는 없어 홀로 불리는 이름도 없네 살았다 할 것 없던 처절한 뗏장의 추억을 안고 허리띠 졸라매고 이 악물면 내 한번 살아보리라 용솟음치네 가장 거친 땅에서도 살아나 밟힐수록 악착 메마를수록 등등 산다는 건 먼지라도 부등켜 잡아 흔들리지 않게 뿌리 내리는 것 떠도는 부평초 신세도 있었는데 한 줌 흙 한 떨기 빛이라면 만세 잔디밭 출...

    • 선개불알풀

      선개불알풀 김종태 네가 으스대며 목에 힘 주고 다닐 때 나는 쪼그라져서 기도 못 펴며 납작키로 버티었다 네가 귀화식물이리고 색안경 쓰고 볼 때 바들바들 떨며 아무 말도 못했다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낮선 땅에 흘러들어와 내 자리 찾으려고 내 뿌리 내리려고 눈치 많이 보았다 숨 죽이고 키 낮추고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살아도 죽은 듯이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살았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벼룩이 눈알만한 사파이어 보란 듯 꽃 피워 자랑...

    • 찔레꽃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하모니카 수강생 중 노원구 라시하모니카연주단원의 홍파복지관 공연

    • 참꽃마리

      참꽃마리 김종태 보기만 하세요 행여 마음에 두지 마세요 산자락에서 조용히 사는 꽃 그 다음은 나도 몰라요 다만 한가지 아는 건 거짓이나 장난은 싫어요 그냥 가세요 당신이 뭐길래 제가 따라가야 하나요 당신도 알고 보면 착한 사람이에요 당신에게 죄가 있다면 첫눈에 제에게 반한 것뿐 울지 마세요 제가 뭐랬어요 꺾으면 금방 시든댔잖아요 그렇지만 슬프지 않아요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우린 가장 좋은 사이였어요 *...

    • 불효자는 웁니다

      라시하모니카연주단 노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