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성시 옥산동 한 신축상가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경기 안성시 옥산동 한 신축상가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최근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 아파트 후폭풍이 거셉니다. 그간 실수요자들은 '대기업이면 완벽하게 아파트를 짓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인천 검단아파트 등 일련의 사태들도 소비자들의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에서도 이슈가 불거졌습니다. 새 아파트인데 누수는 기본이고 곰팡이가 폈고, 창틀에 금이 갔다고 합니다. 신발장엔 240mm 이상 신발도 들어가지 않는 등 크고 작은 하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하자. 갑자기 왜 이렇게 쏟아지는 걸까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시작된 문제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에 돈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풀린 돈은 자산시장으로 급격하게 흘러들었습니다.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투자용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가격이 오르고 상품이 팔리니 시장에선 건물을 더 짓기 시작합니다. 너도나도 착공에 들어가 공사 현장이 늘었고 사람이 더 필요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사람들의 발을 묶었습니다. 건설 현장에선 노동자 부족 현상에 시달렸습니다. 외국인 전문 건설 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집은 한 사람이 짓는 게 아닙니다. 공사별로 전문가가 따로입니다.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전문가가 있고 타일을 붙이는 타일공, 도배를 하는 도배장이 등 중요한 작업부터 세부적인 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노동자 부족 현상은 결국 공사 현장 마감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관련 전문 인력들이 부족하다 보니 완성도가 높지 못한 상태로 공사가 끝난 현장이 많았던 것입니다. 코로나19 시기 분양, 착공돼 지어진 단지들이 하자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입주하는 단지들의 사전점검을 더욱 꼼꼼히 해야 하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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