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일본사회 화두는 양극화다.

작년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빈부 격차 확대가 이슈가 되고 있다.

오는 9월 예정된 차기 총리 선거에서도 계층 양극화 해법이 최대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망을 꿈구는 정치가들도 벌써부터 자신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표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차기 총리감 1위로 꼽히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양극화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아베 장관은 일본사회 안정을 위해선 승자 뿐만 아니라 패자 부활전이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강조했다.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들도 주눅들지 않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지니계수 등 공식 통계에서도 일본사회의 빈부 격차 확대는 뚜렷하다.

통계뿐만 아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생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선명해 지고 있다.

올들어 일본은 수십년만의 추위에다 폭설로 전국이 얼어붙고 있다.

수도 도쿄에도 지난 주말 5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와 8cm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오늘 도쿄 시내를 걸으면서 지역간 양극화도 심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시내 황궁 주변 이나 대로변은 언제 눈이 왔나 싶을 정도로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큰 길 뿐만 아니라 동내 골목길에도 눈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일본인들은 워낙 정리정돈을 잘해 대부분 자기 집앞은 스스로 치운다.

대로변은 시 공무원 이나 대형 빌딩의 경비원들이 제설제를 뿌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말끔하게 정리했다. 돈많은 경제대국 수도의 모습을 실감했다.

반면 지방의 산촌 마을에는 눈때문에 길이 끊기고 눈에 갇혀 사망한 사람이 100명에 달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산촌의 경우 전기까지 끊겨 추위 속에 떠는 노인들도 많다고 한다.대부분 나이가 드신 단신 독거 노인들이다.

경기 회복 속에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양극화와 관련해 28일자로 나온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의 기사도 흥미롭다.

2004년도 고액 소득 납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일본의 억만장자들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대상은 9462명으로 연령은 평균 59세였다.

이들의 납세액 평균은 5442만엔(약 5억원)으로 추정 연수입은 1억5000만엔(약 15억원)이었다.

단연 눈에 띄는 결과는 부자들의 직업이다.

오너 경영자가 58.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사 17.8%,변호 3.7% 였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역시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려면 사업을 하거나 의사가 되는 게 정답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력과 부자의 상관 관계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원 졸업이 13.5%,대학 졸업이 61.8%,전문대학 4.3%로 고학력이 80%가량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부모들의 직업을 물려받아 부자가 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직업을 물려받지 않은 경우가 71.9%였다.

부자들에게 돈을 모은 요인을 물은 결과 사업 이나 비즈니스의 성공 때문이라는 답변이 71.5%로 압도적이었다.유산 상속은 18.5%에 불과했다.

또 경제적 성공 비결에 대해선 65.6%가 ‘노력’이라고 답변했다.

역시 부자들은 집념이 강하고 부지런하다는 평범한 진실을 반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 57.0%,성실 52.7%,운 49.0% 등이 뒤를 이었다.부자가되는 비결은 평범한데 있다.

부자들이 보유한 자산은 토지 및 건물이 93.8%로 역시 부동산을 선호했다.

예금 이나 적금 88.9%,주식 71.7% 등이었다.

부자들은 일본사회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9.4%가 계층화가 진전되고 있다고 답변했고 지금은 아니지만 장래 진행될 것이란 답변도 19.4%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경닷컴 애독자 여러분

새해 건강하시고 돈도 많이 버세요.

모두 부자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