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대비 30% 저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침체기 때 경매나 급매물에 관심을 갖지만 부동산 큰 손들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부동산을 찾아 나선다. 특히 건설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때 자산가들은 급매가보다 저렴한 고수익 매물을 노린다. 이른바 ‘시장 밖’ 이색상품이라 불리는 ‘대물변제’ 부동산이다. 미분양 부동산들이 늘고, 건설업체들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리 소문 없이 대물변제 부동산 투자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장 씨는 안산시 A오피스텔 3채를 급하게 매입했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3채씩이나 서둘러 구입한 이유는 이 부동산이 대물변제 매물로 나왔기 때문. 실제 분양가는 43㎡ 한 채당 9000만원이었으나 장씨는 7000만원에 구입했다. 당초 분양에 실패한 시행사가 공사대금 대신 준공된 오피스텔을 시공사에 줬고, 시공사는 현금 확보를 위해 오피스텔을 한 채당 2000만원씩 저렴하게 처분하자 장 씨가 재빨리 사들였던 것이다.
1채당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받기로 돼 있어 실 투자금은 3채의 보증금 1500만원을 뺀 1억9500만원이 된다. 월세 수입이 180만원이므로 장 씨 역시 대물 오피스텔 투자를 통해 연 9%가 넘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주변 시세보다 현저하게 값싸게 매입한 상태인데다 소형 오피스텔 거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3~4년 정도 임대수익을 얻은 후 되팔 경우 짭짤한 시세차익도 바라보고 있다.
‘대물 변제’ 부동산이란 시행사가 ·시공사나 하도급업체에 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건축공사를 맡겼으나 미분양 등 자금난에 봉착해 공사대금 대신 떠넘기며 특별 분양하는 부동산을 말한다. 건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수록 이러한 값싼 매물들이 대거 쏟아진다. 대물 부동산은 시공업체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헐값에 넘기면서 거래가 성사된다. 업체가 자금 융통을 위해 급하게 팔기 때문에 급매물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이러한 대물 물건은 시공사에서 1~2채씩 개별 매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일시적인 자금 회수와 기존 분양 계약자와의 형평성 등의 이유로 수 십 채씩 묶음판매 형태로 은밀하게 거래된다. 특히 입지 조건이 좋거나 역세권에 위치한 대단지 소형매물이라도 매물 공급은 꾸준하다.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상가와 다세대·연립에서부터 수익형 부동산인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까지 여러 종목의 다양한 매물이 공급된다.
대물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급매물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금화가 급해 업체들이 급급매물 형태로 내놓다 보니 보통 분양가의 60∼70% 선에서 나오는 게 통례이다. 수도권 일대는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매물이 주류를 이루고 광역시 지방의 경우 아파트 빌라 등 주택 매물이 대부분이다.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경우 이미 임차인이 입주해 있는 경우가 많아 바로 일정한 임대수익도 가능하다.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대물 부동산 매물로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다고 가정할 때 분양가 대비 40~50% 저렴한 매물의 출현이 이어질 전망이다. 요즘에는 오피스텔에 이어 소형 아파트까지 매물이 늘어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소형 아파트·오피스텔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도 쉬워 적은 돈을 들여 임대소득과 함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침체기 틈새 투자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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