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동산 = ‘급매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중의 부동산 거래는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급매와 경매·공매 등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고파는 부동산시장의 물밑 거래는 활발한 편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투자 수요는 거의 줄어들었지만 내 집 마련 수요자와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실수요자들이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값의 부동산을 장만하려는 수요자들은 여전히 급매물을 찾기 위해 여념이 없다.
급매물 중에 최근 시중에 매물 출회가 급격하게 늘은 부동산이 ‘기업부동산’이다. 기업 매물의 특성 상 덩치 큰 본사 사옥과 개발사업용 토지, 미분양 상가까지 매물이 다양하다.
현장 직원들 숙소용 소형 아파트나 도심 오피스텔까지 다양한 매물이 공급돼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끈다. 수도권 대단위 미분양아파트 중에 숨은 진주들도 여럿 있다. 이렇듯 기업매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부동산을 통해 '다운사이징(down-sizing)'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부동산'이란 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으로서 회사의 내부 사정에 의해 급하게 처분하는 부동산이다. 회사 방침에 의해 비공개적으로 매물로 나오는 탓에 가격이 현저하게 저렴한 게 일반적이다.
예전부터 ’주인 없는(?) 부동산‘이라는 얘기가 들리곤 했다. 이는 매각 담당자와 협상만 잘하면 초급매물로 살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매도주체가 법인이다 보니 파는 가격이 일률적이지 않아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값에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알짜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하기 시작한 이유는 기업의 경영혁신이나 경영난 극복을 위해서지만 부동산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기 불황과 부동산 값 하락을 경험하면서 '부동산에 매이는 경영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경영관에다 이제는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기업부동산 매물이 늘어날수록 시중에 저가 매수할 부동산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금액이 현저히 저렴한 것을 들 수 있다. 공개적으로 급하게 처분하는 매물 중 중대형 건물의 경우는 급매가 보다 10~15% 정도 저렴하다.
중대형 아파트와 토지, 근린상가와 단독택지도 통상 급매가보다 약 10% 정도 저렴하게 공급된다. 급하게 매도하는 매물이라도 토지의 하자나 등기부 상 권리관계를 깨끗하게 정리해서 매각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관심 있는 기업 홈페이지에 등록된 연락처를 찾거나 관재부나 총무부 담당자를 만나 문의하거나 부동산 매각란 게시판에 실린 정보를 통해 매물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체로 기업 홈페이지에 회사 담당자 연락처가 기재돼 있어 전화통화 후 담당자를 만나 매물 리스트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기업부동산 매각대행 위탁업체의 경우 몇 개의 기업들과 연계해 매물을 공개하고 매수자를 찾아 업무를 대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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