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이겨내고 준PO 3차전 승리 이끈 애플러 "내 공 믿었다"
19일 프로야구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의 가장 큰 반전은 키움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의 호투였다.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적은 연봉 40만 달러를 받는 애플러는 KBO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냉혹한 평가에 시달려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는 데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보였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준PO 3차전 선발로 예고된 뒤에도 비관적인 시선이 잇따랐다.

그러나 애플러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19일 5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며 kt 타선을 묶었다.

준PO 1승 1패인 상황에서는 3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PO에 진출했다는 통계를 생각하면 더욱 값진 승리였다.

비결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애플러는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와의 4차전을 앞두고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내 공에 자신감을 가지려 했다"며 "타자에게 집중하고 내 공을 믿고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떠올렸다.

불펜을 오가던 어려운 시절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이겨냈다.

애플러는 "어느 자리에서 던지든 팀이 나를 필요한 거니까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이겨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세 번의 포구 실책을 범했던 유격수 신준우를 품는 아량을 보였다.

애플러는 "준우는 좋은 수비로 팀을 몇 번이나 구한 적 있다.

어제 실책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게 미안하다고 했지만 '신경 쓰지 말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멀리 생각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애플러의 투구가 가을 무대의 어디까지 닿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