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 종목은 그동안의 무관심을 털어내며 국민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 결과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했고 '영미~'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CF 까지 촬영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중들이 알지 못했던 팀킴의 눈물이 숨겨져 있었다.

팀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이 열고 감독단 가족의 전횡을 추가로 폭로하며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여기서 말하는 감독단 가족은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지도하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을 지칭한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김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이날 작정하고 나온 팀킴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 세 가지와 팀킴의 요구를 정리해봤다.

▲ 억압·폭언 및 강압적 분위기…힘겨운 시간 보내
폭언·선수생활 방해·돈 문제…'팀킴의 호소' 최대 쟁점 세 가지 (종합)
이 날 기자회견에서 김선영은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했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더 이상 팀 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운동을 계속 하고 싶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내 대한체육회, 경상북도, 경북체육회, 의성군에 호소문을 냈다. 그러나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들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왜 호소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감독단의 반박에 대해 진실을 말씀드리고 저희가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는지 다시 한 번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킴에게 가해진 폭언과 강압적 분위기의 구체적 정황을 고백했다. 김은정은 "감독단은 저희가 외부와 연결돼 있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우리를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 '왜 대화하느냐'라고 궁금해하셨다. 인터뷰를 막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어떤 내용의 편지가 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 우리는 외부와 차단돼서 아무것도 못 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행사 강제 동원의혹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김선영을 비롯한 팀킴은 "장반석 감독이 반박한 내용 중 어린이집 행사에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은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을 사전에 협의했던 것처럼 말한 것이다. 장 감독이 유치원 행사 관련해 말한 5월 3일에는 선수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다. 5월 중순 선수들이 어떤 일인지 김 감독에게 물어봤지만 김 감독은 장 감독의 개인적인 일이기때문에 자기는 모른다고 말 하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에게서 욕설과 폭언을 자주 들어 모욕감을 느꼈고 선수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감독단, 팀킴 성장하는 것 바라지 않아"…선수생활 방해의혹
폭언·선수생활 방해·돈 문제…'팀킴의 호소' 최대 쟁점 세 가지 (종합)
이 자리에서 김은정은 "여태껏 참아온 부분이 많았다. 한 달, 두 달, 1년이라도 지나면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감독단이 이해해주길 고민하며 기다렸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지났다. 올림픽 끝나고 나서도 전혀 바뀌지 않더라. 저희가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감독단과 대화를 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지만 그 때마다 우리가 혜택을 받았으니 잘해야 한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하더라. 저희들이 느낀 부조리함에 대해 어떤 선수가 반박하면 그 선수들을 배제시켜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남자팀과 다른 선수들이 있는 자리에서도 저희를 배제하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문제를 제기한 선수가 힘들어지는 상황만 만들어졌다. 더이상 대화가 안된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은정은 "올림픽 이후 확실하게 느낀 건 저희들이 성장하는 것을 별로 바라지 않더라. 10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감독단이 딱 원하는 정도까지만 성장을 하길 원했다. 그 이후의 성장은 계속 방해했다. 감독단보다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자신들의 선수생활을 방해한 감독단이 경북체육회에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미는 "경북컬링협회에서 나가면 배신자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팀으로 옮길 생각은 못 했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법적으로 저희가 팀을 옮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더 좋은 경기력을 내기 위해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선수들이다. 왜 저희가 나가야 하나. 다른 팀 이적은 지금은 생각 없다"고 강조하며 감독단의 교체를 요구했다.

▲ 문체부 감사 통해 상금통장 세부 내역 밝혀지길
폭언·선수생활 방해·돈 문제…'팀킴의 호소' 최대 쟁점 세 가지 (종합)
돈 문제도 폭로의 대상이었다. 팀킴은 "선수들 동의 하에 통장을 개설했다고 장반석 감독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2015년에 상금통장으로 사용할 통장을 개설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만 했다. 사전에 김경두 교수의 명의로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해 준 적도 없었고 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한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장 감독이 공개한 내역서에 대해 2015년부터 2018년 올림픽 종료시까지 상금의 입출금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 2018년 7월 장 감독이 직접 작성한 지출내역서에 장비구입내역이라고 말하며 서명하라고만 했을 뿐이다. 장 감독이 상금 통장 사용의 증거로 언론에 제시한 내역서는 전체적인 상금의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구입 내역과 소정의 교통비 식비다. 세부적인 사용 내역에 대해 장 감독이 일방적인 통보만 했을 뿐 그 어떤 사전 동의를 구한 적이 없다. 저희는 문체부 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통장 사본, 영수증, 잔액의 현황과 세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2015년부터 큰 돈이 들어오게 됐다. 당시 국가대표도 아니었고 지원금이 없으니 상금을 훈련비로 쓰자고 했다. 이후 상금에 대해 분배를 받은 적이 없다. 2016년부터 국가대표 지원금을 받았는데도 상금통장은 계속 있었다. (김경두 교수는) 항상 돈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상금은 1억원 정도로 생각한다. 2015년에만 6000만원 정도다. 어떻게 통장으로 들어오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금통장에서 김경두 교수가 얼마를 횡령했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상금통장의 존재 자체가 궁금하다. 국가대표 지원금을 받았는데 왜 상금통장을 훈련비라고 하는지 밝혀져야 한다. 왜 상금을 분배하지 않고 항상 돈이 없다고 강조했는지 궁금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팀킴의 세 가지 요구
폭언·선수생활 방해·돈 문제…'팀킴의 호소' 최대 쟁점 세 가지 (종합)
그러면서 팀킴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세 가지 요청 사항을 밝혔다. 가장 먼저 "저희 팀을 분열시키는 감독단과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더욱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컬링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훈련장이 있어야 한다. 의성 컬링훈련원에서 계속 훈련할 수 있도록 해달라. 훈련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하게 분리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팀을 제대로 이끌어주고 훈련 시켜줄 감독단이 필요하다. 컬링 선수로서 운동을 계속하고 싶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가서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오는 19일부터 특정감사에 돌입한다. 팀킴은 "감사를 통해 모든 진실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저희들도 감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폭언·선수생활 방해·돈 문제…'팀킴의 호소' 최대 쟁점 세 가지 (종합)
폭언·선수생활 방해·돈 문제…'팀킴의 호소' 최대 쟁점 세 가지 (종합)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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