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타의 넉넉한 차이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인경(29·한화)은 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골프링크스(파72·6697야드)에서 열린 리코위민스브리티시오픈(총상금 325만달러·36억6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로 차근차근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전날까지 김인경을 선두로 끌어올렸던 무더기 버디는 이날 침묵했다. 버디 퍼트는 아깝게 홀을 외면했다. 대신 페어웨이나 그린을 놓치는 실수가 거의 없었다. 그린을 벗어나도 손쉽게 파를 지켰다.

김인경은 1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옆 1m도 안되는 거리에 붙여 기분 좋은 버디로 경기를 시작했다. 김인경은 이후 빗줄기가 강해진 8번홀(파5)에서 이날 두 번째 버디를 잡아내며 순항했다.

위기도 있었다. 9번홀(파4)에서 김인경은 먼 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서 2m를 남긴 데 이어 파퍼트를 놓쳤다. 44홀 만에 나온 김인경의 보기는 추격하던 선수들에게 빌미가 됐다. 김인경이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에 15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은 조디 유와트 새도프(잉글랜드)가 3타차까지 따라왔다. 9타 뒤진 공동7위로 4라운드에 나선 섀도프는 17번홀(파4)에서 8번째 버디를 챙겨 2타차까지 좁혔다. 17번홀은 버디보다 보기가 훨씬 많이 나온 어려운 홀이다.

2타차 불안한 선두를 달리던 김인경에게도 17번홀은 승부처였다. 김인경은 맞바람이 부는 가운데 179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았고, 홀 3m 옆에 볼을 떨궜다. 버디 퍼트는 아쉽게 홀을 비켜갔지만 무난하게 파를 지켰다. 연습장에서 연장전을 대비하던 새도프는 고개를 떨궜다.

‘버디 가뭄’ 속에서도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간 김인경은 18번홀에서 두 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후 미소를 띠며 갤러리의 응원에 답례를 보냈다. 마지막 홀에서도 4m 버디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김인경은 컵 바로 옆 30cm도 안되는 거리에 공을 붙였고 파에 성공했다.

김인경은 “코스 곳곳에 리더보드가 많아서 2타차까지 쫓긴 사실을 모를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침착하게 파를 지켜나간 게 우승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인경과 같은 한화 그룹 후원을 받는 신지은(25)이 5언더파 67타를 때려 6위(12언더파 276타)를 차지했다. 신지은은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톱10에 입상했다. 이날 4타를 줄인 김효주(21·롯데)도 공동7위(11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앞선 2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커트 탈락했던 김효주는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라운드에서 64타를 몰아쳤던 박인비(29·KB금융그룹)는 1타도 줄이지 못해 공동11위(10언더파 278타)에 만족해야 했다.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성현(24·KEB하나은행)은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 공동16위(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메디힐)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 공동43위(4언더파 284타)에 머물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