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6시간 전 도착한 나이지리아에 4-5 패배
데구라모리 감독 "실점과 실수가 너무 잦았다"


5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B조 예선 나이지리아와 일본의 경기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비행기 티켓을 잘못 예매하는 바람에 세 번이나 브라질 입국 시기를 놓쳤다.

미국 신문 USA투데이가 '최악의 올림픽 준비'라고 평가할 정도였는데, 델타 항공에서 무료로 전세기를 마련하고서야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브라질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이들이 마나우스에 도착한 건 킥오프 6시간 30분 전. 급하게 짐을 호텔에 던져놓고 경기장으로 출발했고, 킥오프 1시간 전에야 아마조니아 아레나에 도착했다.

국가(國歌)까지 잘못 나오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나이지리아는 일본을 5-4로 제압했다.

경기 후 삼손 시아시아 나이지리아 감독은 "며칠 연습을 못 했어도, 투지는 잃지 않았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고,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 '데일리 포스트'도 "당일 브라질에 들어갔지만, 아시아 챔피언을 웃도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반대로 내심 1차전 승리를 자신했던 일본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데구라모리 마코토 일본 감독은 "실점이 너무 많았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계속 나왔다"고 지적했고, 실수를 연발하며 5골을 내준 골키퍼 쿠시비키 마사토시는 "반성할 수밖에 없는 경기다.

경기 초반 실점이 겹치면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경기가 흘렀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1차전 패배에 발 빠르게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했다.

축구 전문 매체 '축구 채널'은 경기 후 "1차전에서 패배한 일본의 결승 라운드(8강) 진출 확률은 20%"라면서 "승리 팀에 승점 3점을 주기 시작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차전에서 패배한 25팀 가운데 8강에 나간 건 5팀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 조별예선은 승점이 같을 경우 상대전적을 먼저 따진다.

나이지리아가 남은 2경기 중 1경기만 승리해도, 무조건 일본보다는 순위에서 앞서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동메달 이후 48년 만의 메달을 노렸던 일본은 첫 경기부터 예상치 못한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은 8일 오전 10시 콜롬비아와 B조 예선 2차전을, 11일 오전 7시 스웨덴과 3차전을 치른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