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이재성 '결승골'…차두리 '화려한 은퇴'

'새내기 태극전사' 이재성(전북)이 14년간 정든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차미네이터' 차두리(서울)를 위한 화끈한 골폭죽을 터트렸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6위의 뉴질랜드를 상대로 후반 41분 터진 이재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뉴질랜드와의 역대전적에서 6승1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뉴질랜드를 맞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남태희(레퀴야)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가운데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한교원(전북) 조합을 출격시킨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카타르SC)이 나란히 섰고 포백(4-back)은 왼쪽부터 박주호(마인츠),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상하이 상강), 차두리(서울)가 늘어섰다.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나섰다.

대표팀 은퇴 경기에 나선 차두리는 주장 완장을 차고 '야전 사령관'으로 뜻깊은 마지막 A매치를 치렀다.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전 선발 명단에서 무려 9명이나 바뀐 멤버로 나선 한국은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전반 초반 '젊은피' 위주로 나선 뉴질랜드의 강한 공세에 시달렸다.

전반 5분 김영권의 프리킥이 골대를 훌쩍 벗어난 한국은 2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뉴질랜드의 크리스토퍼 우드(입스위치)에게 슈팅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조금씩 공세를 시작한 한국은 전반 20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김주영이 헤딩 슈팅한 게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기성용은 후반 23분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골대를 스치듯 벗어나 땅을 쳤다.

한국은 전반 38분 한교원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 40분 손흥민의 돌파에 이은 한교원의 크로스를 지동원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헤딩한 게 또 한 번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차두리는 전반 43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와 교체되면서 통산 A매치 76경기(4골)의 기록을 남긴 채 대표팀을 떠났다.

차두리는 그라운드를 나서며 팀 동료와 깊은 포옹을 나눈 뒤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퇴장하며 은퇴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하프타임 때 은퇴식을 치르며 대표팀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구자철(마인츠)을 시작으로 이재성(전북), 이정협(상주), 김보경(위건)을 잇달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한국은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동원이 번쩍 뛰어올라 헤딩 슈팅한 게 득점이 됐지만 핸드볼이 선언되면서 무위로 끝났다.

점프를 하는 과정에서 번쩍 들어 올린 왼손에 볼이 먼저 맞고 머리에 맞았고, 주심은 지동원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승부의 기운이 무르익던 후반 41분 마침내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공교롭게도 슈틸리케 감독이 투입한 교체멤버의 발끝에서 득점이 완성되면서 '용병술의 승리'라는 짜릿함을 맛봤다.

막판 공세 상황에서 한국영이 페널티지역 아크 부근에서 내준 볼을 김보경이 슈팅을 했고,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볼이 흐르자 이재성이 쇄도하며 뉴질랜드의 골 그물을 흔들며 1-0 승리를 완성했다.

3월 A매치 일정을 모두 끝낸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6월에 재소집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