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고수의 골프이야기] 왜소한 체격에도 장타 펑펑 "왼팔 펴고 스윙 아크 크게"
그는 1990년 미국 뉴욕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친구가 건넨 7번 아이언을 잡고 처음 필드 경험을 했다. 운동 신경이 좋아 축구 농구 등을 잘 했기 때문에 친구가 무작정 골프에 입문시킨 것.하지만 골프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속이 상한 채 귀국한 뒤 회사 인근 간이연습장에서 틈만 나면 연습에 몰두했다. 잭 니클로스의 비디오 테이프가 그의 레슨 코치였다. 늦게 귀가한 후에도 꼭 테이프를 보고 연습장에서 그대로 따라하며 2년 가까이를 보냈다. 고 김형곤씨,최병서 · 김학래씨가 1992년 3월 남서울CC에서 머리를 올려줬다. 당시 그는 정확하게 타수를 계산해 107타를 쳐 동반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골프 입문 7개월째 총 17번의 라운드 끝에 마침내 '싱글 핸디캐퍼'(5오버파 77타) 대열에 합류했다. '핸디캡 3'인 그는 1994년 결혼 후 2000년까지 골프숍과 골프연습장을 운영했다. 2002년 미국 골프전문대학인 PGCC로 유학을 다녀온 뒤 골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경희대에서 박사 학위도 받았다.
그의 체격은 왜소한 편이지만 드라이버샷 거리는 250야드를 웃돈다. "드라이버는 샤프트가 길어 상대적으로 치기 어렵고 볼을 멀리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 스윙이 빨라져요. 우선 스윙 초기 서두르지 않고 리듬감을 타는 게 중요하죠.백스윙 때 가급적 왼팔을 굽히지 않고 스윙 아크를 크게 하는 게 저의 장타 비결입니다. "
아이언은 연습대로 스윙 플레인(궤도)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샷을 그려서 연습 스윙을 한 다음 헤드의 길을 따라 스윙하라는 얘기다.
그의 장기는 30야드 안팎의 어프로치샷이다. 그는 어프로치샷 때 그립을 다른 클럽보다 부드럽게 잡고 오픈스탠스를 취하되 어깨는 열리지 않아야 된다고 말했다. 볼을 굴리려면 오른쪽에,띄우려면 왼쪽에 두는 등 탄도에 따라 볼의 위치에 변화를 주는 것도 필수.백스윙이 부드러워야 다운스윙 때 적당한 가속이 붙는다고 했다. 매일 1~2m 거리의 퍼트 연습은 지금도 그의 중요한 일과다.
"골프를 할 때면 일상의 나태함과 교만 조급증이 그대로 나타나요. 골프는 겸손과 배려를 가르쳐주는 제 삶의 스승입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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