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의 주인공은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까지 휩쓴 김상현(KIA)이었지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만큼은 '타격기계' 김현수(두산)가 최고 인기를 끌었다.

외야수 부문에 후보로 오른 김현수는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유효투표 341표 중 323표를 받아 94.7%의 압도적인 투표율로 2년 연속 황금 장갑을 수집했다.

3루수 부문에서 영예를 안은 김상현(286표)보다도 40표 가까이 많이 득표했고 이날 10개 포지션별 수상자 중 홀로 300표를 넘었다.

김현수는 지난해에도 316표를 얻어 외야수 부문 1위를 차지했었다.

올해 133경기에서 타율 0.357을 때리고 홈런 23방에 104타점을 수확한 김현수는 일찍부터 외야수 3명에게 돌아가는 골든글러브 중 한 개를 가장 먼저 낄 것으로 예상됐다.

타격에서는 0.372를 때린 타율 1위 박용택(LG.265표)보다 뒤졌지만 홈런과 타점 등 팀 공헌도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한 덕분이다.

기량도 출중하고 작은 눈을 감싸는 볼 살이 귀여운 느낌이 들어 김현수는 특히 여성팬에게 인기가 많다.

김현수는 '반복 어법'으로 인터뷰를 해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도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때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는데 올해도 저를 믿어주시고 많은 경기에 내보내 주신 감독님께 영광을 드린다"고 말해 객석에 있던 김 감독을 웃게 했다.

김현수는 지난 7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도 '투수들로부터 가장 까다로운 타자라는 평을 듣는다'는 물음에 "내년에는 더욱 까다로운 타자가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역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다 득표 기록은 김현수의 팀 선배 이종욱이 보유 중이다.

이종욱은 2007년 총 유효투표수 397표 중 350표를 쓸었다.

역대 최고 득표율은 마해영(전 LG)이 2002년 세웠다.

마해영은 그해 지명타자로 맹활약하고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총 272표 중 270표를 획득, 99.26%의 득표율로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