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18)이 '제109회 US아마추어 골프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탁구 커플'로 유명한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30일(한국 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GC(파70)에서 매치플레이로 열린 준결승에서 바비크 파텔(미국)을 3홀 차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벤 마틴(미국)과 치르게 된 결승은 오전과 오후 18홀씩 하루에 36홀 매치플레이로 진행된다.

골프 전문 주간지 골프위크 선정 아마추어 순위에서 마틴은 152위,안병훈은 185위에 올라 있다. 다음달 17일 18번째 생일을 맞는 안병훈이 우승할 경우 지난해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 한국명 이진명)가 세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1개월)을 갈아 치우게 된다. 이 대회 통산 최연소 결승 진출 기록 역시 한국인 김성윤이 1999년에 세운 17세 3개월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에 도전하게 된 안병훈은 준결승을 마친 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보면 2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함께 경쟁한다"면서도 "만일 우승한다면 다음 기록이 세워지기 전까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12번홀까지 1홀 차로 뒤지던 안병훈은 13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는 88m 거리에서 절묘한 웨지샷으로 공을 홀 0.5m 거리에 붙인 다음 버디를 낚았다. 기세가 오른 안병훈은 14번홀부터 세 홀을 연속으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안병훈은 "결승에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못해 옷을 5벌만 가져와 내일 입을 옷을 사야한다. 1라운드 통과가 목표였다"며 기뻐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계속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할 경우 다음해 US오픈과 마스터스,브리티시오픈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골프위크는 인터넷판에 "결승에만 진출해도 다음해 마스터스와 US오픈 출전권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2005년 12월 미국으로 건너간 안병훈은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살고 있으며,키 186㎝ · 체중 96㎏의 건장한 체격에 드라이브샷 거리가 300야드를 넘는 장타자다. 캐디를 직접 맡고 있는 안재형 전 대한항공 탁구 감독은 "영어 이름이 벤(Ben)인데 워낙 체구가 좋고 장타를 날려 친구들이 '빅 벤'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