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에게 스피드 개념은 좀 색다르다. 그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뒷조의 플레이 속도'다. 가장 느린 것은 자연히 '앞조의 플레이 속도'일 터이고 거기에 하나가 덧붙여진다. 바로 '핸디캡이 줄어드는 속도'다. 입문한 지 1년도 안 돼 '싱글 핸디캐퍼'가 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구력 10년이 넘도록 70타대를 쳐 보지 못한 골퍼가 부지기수다. '골프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점이 골프의 마력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골프가 어렵다고 해도 인간의 집념과 끈기를 이길 수 있을까.

◆준비가 필요하다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코스에 나가는 것이 아마추어들의 일반적 패턴이다. 따라서 준비도 그에 맞춰 진행해야 하고,라운드 당일 컨디션을 최고조로 유지해야 한다. 라운드 전날의 음주나 야근은 가능하면 피하되,당일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골프장에는 일찍 도착해 여유를 갖고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가야 한다.

◆욕심은 금물

베스트 스코어를 의식한 나머지 몸에 힘이 들어가면 모든 것이 헛수고다. '힘 빼고 마음 비우고 친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스윙은 80%의 힘으로 하고,장타보다는 방향성에 우선 순위를 두라.5m 이상 되는 먼 거리 퍼트는 홀인보다는 홀 주변 1퍼트 거리에 볼을 갖다 놓는다는 전략이 낫다.

◆안전이 먼저

플레이 선에 트러블이 있는데도 무리하게 샷을 하다가 실패하면 그날 스코어 관리가 어려워진다. 자신의 기량을 냉철하게 판단한 뒤 그에 맞는 샷을 구사해야 한다. 벙커를 넘기는 '로브 샷'으로 볼을 바로 멈추게 하려는 일,캐리로 160m 이상 날려야 워터해저드를 넘길 수 있는데도 직접 목표를 겨냥하는 모험 등은 피해야 한다.

◆그린 주변에 갈수록 더 집중을

골프는 집중력의 게임이다. 그러나 4~5시간 내내 집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90회 안팎의 스윙을 하는 순간만이라도 집중할 수 있다면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그린 주변에서 쇼트 게임을 할 때만이라도 '몰입'하라.특히 퍼트할 때에는 온 신경을 집중하고 결과는 '귀로 확인한다'는 자세를 가지면 파 숫자를 늘릴 수 있다.

◆다음 샷도 생각을

주말 골퍼들에게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으나,앞서가려면 전략도 차별화해야 한다. 파5홀에서 좋아하는 거리의 서드샷을 생각한 뒤 세컨드샷→티샷 전략을 세우고,브레이크가 심한 그린에서 첫 번째 퍼트를 홀 아래쪽에 머무르게 해 오르막 퍼트를 남기는 것 등은 앞을 내다보는 전략이다.

◆집념과 끈기를

위기가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18번째 홀 그린에서 홀아웃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야말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밑바탕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