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일부 가맹단체들이 투표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대한씨름협회와 대한카누연맹, 대한펜싱협회는 4일 열린 체육회 이사회에서 임원 인준을 받지 못했다.

이들 단체는 회장 선출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했거나 아예 회장을 뽑지 못해 체육회가 인준을 보류시킨 것이다.

체육회장 선거권을 확보하려면 14일까지 체육회에 대의원 등록을 마쳐야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씨름협회는 지난 달 23일 대의원총회에서 최창식 회장의 연임을 의결했지만 다른 후보자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인 의사 진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출마 의사를 밝혔던 후보가 이의를 제기해 한국스포츠중재위원회로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중재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한쪽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대의원 등록 마감일인 14일까지 해결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의원총회에서 이기흥 전임 회장 대신 오일호 스포츠토토 사장을 추대한 카누연맹은 회장 자격이 문제되고 있다.

카누연맹 전북 대의원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스포츠토토가 특정 단체 회장을 맡아서는 안된다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체육회는 고문 변호사와 상의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역시 인준을 보류했다.

체육회는 스포츠토토와 위탁계약을 맺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계약서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 카누연맹 역시 14일까지 대의원 등록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펜싱은 조정남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아직도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펜싱협회는 SK텔레콤측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아직 확답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대한핸드볼협회은 지난 해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협회장으로 추대했지만 집행부 구성을 못해 체육회장 선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한 핸드볼협회는 최태원 회장만이 임원으로 인준을 받았기 때문에 대의원 자격을 지닌 임원이 최태원 회장 한명 뿐이다.

그러나 체육회 관계자들은 SK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체육회장 선거에 직접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 실시되는 제37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54개 가맹단체 중 50개 단체만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