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장대높이뛰기 지존인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새 둥지에서 새처럼 훨훨 날았다.

TV 광고에서 '불가능은 없다'고 힘차게 도전 의식을 설파하던 그는 18일 냐오차오(鳥巢), 새 둥지로 불리는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벌어진 베이징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5를 넘어 개인 통산 24번째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회 연속 올림픽 정상을 밟는 과정은 싱거웠지만 극적으로 세계신기록이라는 값진 결과물을 얻어 감동이 있었다.

이신바예바 만큼 성실하게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선수도 드물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5m 벽을 깨면서 5m1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그는 정체됐다는 평을 들었다.

꾸준히 4m대 후반을 넘었지만 3년간 5m엔 가까이 가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나 이신바예바는 2월 우크라니아 도네츠크에서 열린 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4m95를 넘어 실내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이어 지난달 1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대회에서 마침내 5m3을 넘고 3년 만에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제니퍼 스터크진스키(26.미국) 등 신진 세력이 밑에서 치고 올라올 때 그는 건재함을 과시했고 지난달 29일 모나코 선수권대회에서 5m4를 넘으면서 지존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미 올림픽 금메달은 이미 떼어 놓은 당상이었고 팬들은 이신바예바에게 세계신기록을 바랐다.

스타성을 발휘한 그는 이날 결승에서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뒤 4m95를 가뿐히 넘었고 마지막 목표치로 설정한 5m5를 마지막 시도 만에 극적으로 넘으면서 궈자티위창을 가득 메운 9만1천명의 환호성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2005년과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하고 올림픽도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그는 각종 실내.실외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9개째 수집했다.

11명의 경쟁자가 이날 이신바예바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그만큼 높이 솟구치고 공중에서 유연하게 바를 넘는 이는 없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5m15를 넘겠다는 꿈을 지닌 그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모스크바가 2013년 세계대회를 유치하게 되면서 그 때까지 현역을 이어갈 계획이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