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말이 안 통해도 느낌으로 할 수 있는 스포츠다. 유소년 축구 선수들은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브라질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28.FC 바르셀로나)가 2004년 7월 수원에서 바르셀로나-수원 삼성 친선경기를 치른 지 4년 만에 다시 방한해 국내 축구 팬과 꿈나무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새 축구화 '나이키 호나우지뉴 도이스 FG' 출시에 맞춰 한국을 찾은 호나우지뉴는 2일 입국하자마자 성동구 응봉동 광희중학교에서 방한 공식 기자회견도 가졌다.

2004년부터 2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한 그는 이날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서 삶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도 꾸밈 없이 나타내 경기장을 둘러싼 팬 1천여 명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광희중 학생들과 지역 주민은 경기장 주변과 창문을 통해 축구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고 호나우지뉴가 드리블을 하거나 볼을 찰 때마다 주위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빨간 색 반소매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그는 이 학교에서 축구부 18명을 상대로 축구 강좌를 펼친 뒤 인터뷰에서 "브라질 지구 정반대에 있는 한국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면서 "이곳에서 함께 축구를 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삼바축구 4가지 트레이닝 비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시간여 동안 그라운드 바닥에 놓인 사다리를 이용해 유연성 증대 프로그램과 볼 뺏기 게임, 패스를 받은 뒤 슈팅 연습 등에서 리듬감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5대5 미니게임 도중 좁은 공간에서 현란한 드리블로 묘기를 부릴 때면 여기저기에서 '와~'하는 탄성도 나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볼을 다루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기본기가 탄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에 대해선 "자신과 친한 선수들이 한국에서 축구를 한 적이 있어 수년 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한국과 아시아 축구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장래에 훌륭한 팀으로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27)을 알고 있다는 그는 "박지성은 유명한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경험을 쌓을수록 더욱 발전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구 철학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견해도 밝혔다.

호나우지뉴는 "말이 안 통하는 유소년 축구 선수들과 게임을 했지만 축구는 말이 필요 없는 느낌으로 하는 스포츠다.

어린 선수들은 항상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려는 꿈을 갖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를 본 소감으로 "자신의 동료가 뛰고 있는 스페인이 우승해 기쁘다.

그리고 브라질 출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유로2008이 끝나고 첼시로 옮겼는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과 관련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2003년 프랑스 파리생제르망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2010년까지 계약을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첼시, 이탈리아 AC밀란 등 유명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왔다.

그는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한강 물 위 20m 거리에 특별 설치한 골대에 슛을 넣는 이벤트를 선보인 뒤 '나이키3풋살 대회' 선발팀과 3대3 미니축구 경기를 펼쳤다.

인기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미니게임도 가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야외 행사를 마친 호나우지뉴는 두 번째 회견에서 "인생에 있어 큰 목표인 결혼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결혼 후 대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전하자 팬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외계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화려한 기술을 보유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어려서부터 공과 함께 놀았고 축구를 오락으로 여기면서 즐겼기 때문이다.

신께서 부여해준 재능으로 브라질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내게 돼 기쁘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어서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행사가 끝나자 마자 호나우지뉴는 동대문에 위치한 축구용품 전문매장 카포로 이동해 미리 선정된 12명의 팬들과 축구에 대한 열정, 삼바 축구 비법 등을 이야기하는 토크쇼에 참가하기도 했다.

일본을 방문하고 한국을 찾은 그는 빠듯한 1박2일 일정을 소화한 뒤 3일 오전 아시아투어 마지막 행선지인 중국 상하이로 출발한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