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극적으로 부활하려면 큰 것 한 방을 때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패에 빠진 요미우리가 기사회생하기 위해 기대는 것도 역시 홈런 뿐이다.

자연스럽게 4번 주포 이승엽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여러 분석이 있지만 1,2차전에서 이승엽은 주니치 4번 타이론 우즈와 간접 대결에서 완패했다.

4번 타자 경쟁에서 졌다는 건 둘의 자존심 문제도 있지만 팀 타선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대단하다.

경기 전 연습 타격부터 도쿄돔 천장을 찢을 듯한 파워를 과시한 우즈는 1차전서 우월 투런포 포함 볼넷 2개로 세 차례나 1루를 밟았다.

우익수 뜬공 2개가 있었지만 펜스 앞에서 겨우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포물선은 컸고 그에 대한 두려움도 정비례했다.

우즈는 2차전서도 볼넷 두 개를 얻었고 7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로 3득점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등 팀 승리를 도왔다.

1,2번 테이블 세터가 자주 누상에 나간 상황에서 걸리면 장타로 연결되기에 요미우리 투수진은 될 수 있으면 우즈를 피한다.

우즈 후속 타자들은 주자가 채워진 상황에서 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타석에 서기에 진루타, 득점타를 때릴 공산이 크다.

반면 1,2번 테이블 세터가 좀처럼 베이스를 밟지 못한 요미우리는 이번 시리즈에서 3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4번 이승엽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믿었던 OL포가 침묵하면서 하라 다쓰노리 감독도 어찌해 볼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홈런 2위(35개)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발목 통증으로 2차전서 결장한 것도 큰 악재였다.

어찌보면 이승엽 홀로 모든 부담을 떠안기가 억울한 상황.
상대 집중 견제로 이승엽이 홈런을 때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부진을 한꺼번에 씻어내는 건 역시 드라마틱한 홈런 밖에 없다.

등 통증에도 불구, 다행히 "타격 컨디션은 좋은 편"이라고 밝혔기에 일본 통산 포스트시즌 네 번째 홈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승엽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2차전서 벼락같은 3루타와 홈런으로 승리의 수훈갑이 된 이병규는 지금 컨디션만 유지해도 제 몫을 다했다는 평을 들을 전망.
포스트시즌에서 주전 우익수로 출전 중인 이병규는 큰 문제 없이 새 보직을 잘 소화 중이다.

파울이 나오거나 우중간으로 뻗는 타구가 나올 경우엔 평소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안타 후 재빠른 2루 송구로 신뢰감을 주고 있다.

타석에서도 2차전 중반까지 7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결정적일 때 3루타와 홈런을 거푸 터뜨리면서 정확성과 장타 능력을 겸비한 6번 타자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내년에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의 절대 믿음 속에 이병규는 포스트시즌부터 주가를 높여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