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다음에는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꿈입니다"


23일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와 공식 입단식을 가진 북한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안영학(28)은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1∼2년 뒤에는 유럽에서 뛰는 것이 꿈"이라며 "이를 위해 K리그에서 열심히 뛰고 많이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식장에 들어선 안영학은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여유가 생겼는 지 얼굴에 미소를 띄며 능숙하지는 않지만 자신있게 질문에 답했다.


안영학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르는 것을 일본에서 TV로 본 뒤에 한국에서 뛰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답한 뒤 "특히 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겼을 때는 울면서 기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영학과 일문일답.


--한국에 온 소감은.


▲한국에서 축구를 하고 싶었던 꿈이 실현된 데다 어제 공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맞아 줘서 기쁘고 반가웠다. 한마디로 기쁨이 넘치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 목표는.


▲팀의 구성원으로서 일단 경기를 뛰는 것이 첫째 목표이고 두번째 목표는 팀 우승이다. 내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K리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나.


▲K리그의 유명한 선수들은 다 알고 있으며 박지성이나 이천수 등 한국 대표선수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용병들은 잘 모른다. J리그와 비교해서 다른 점은 정신적으로 더 강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개인적 성격에 대해 설명해달라.


▲다른 선수들로부터 열심히 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또 개인적인 성격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K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결심을 굳힌 것은 언제인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을 일본에서 TV로 지켜봤다. 그 때 한국에서 뛰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탈리아를 이겼을 때는 울면서 기뻐하기도 했다. 오늘 이렇게 부산에 입단하게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북한에서 대표팀 소집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부산 이준하 사장이 대신 답변) 아무 문제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대표팀 선수 소집을 하면 구단은 보내주게 돼 있다. 우리 구단은 북한에서 소집 요청이 오면 보내줄 준비가 돼 있고 안영학도 갈 준비가 돼 있다.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장 자신있고 수비도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격도 좋아하기 때문에 공격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포지션을 다 소화해낼 자신이 있다.


--할아버지 고향(전남 광양)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나.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음식이 맛있고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얼굴이 잘 생겼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얼굴은 내가 직접 못 보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그저 옷을 단정히 입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할머니, 외할머니, 부모님, 그리고 형이 한 명 있다.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K리그에서 뛴다니까 가족들은 다 기뻐했다. 혼자서 어렵겠지만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고 나중에 응원을 오겠다고 하셨다. 특히 어머니께서 부산에는 온천이 있으니까 꼭 오겠다고 하셨다.


--최근 일본고교축구선수권에서 8강에 오른 오사카 조고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접 경기장에 가서 응원을 했다. 조선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아쉽게도 우승팀인 야주고에 승부차기로 졌지만 학생들의 모습이 우리 교포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