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1988.'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 에인트호벤을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견인한 거스 히딩크(58) 감독이 외신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25일(한국시간) 히딩크 감독이 '추진력과 헌신'으로 키 플레이어 3명이 빠진 팀을 조련해 조별리그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88년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유러피언컵 우승 당시의 신화를 재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딩크 감독은 에인트호벤 지휘봉을 잡고 87-88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벤피카(포르투갈)를 꺾고 우승했다. 히딩크는 25일 필립스 홈구장에서 아스날(잉글랜드)과 비겨 16강 진출을 확정한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2002한일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 기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에인트호벤은 지난 시즌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마테야 케즈만과 네덜란드 대표측면 공격수 아르옌 로벤을 첼시(잉글랜드)에 내주고 덴마크 대표 데니스 롬메달마저 찰튼 어슬레틱(잉글랜드)에 빼앗겨 전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 골키퍼 고메스와 수비수 알렉스, 네덜란드 대표출신의 노장 필리프 코쿠, 미국 대표팀 측면 공격수 다마커스 비즐리를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정규리그에 풀타임 출전한 이영표와 박지성 '태극듀오'도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에인트호벤은 정규리그(에레디비지에)에서도 11승2무로 무패행진 속에 선두를달리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여름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정신적인 고통과 전술적인 변화를 모두 이겨냈다. 특별하고 고통스러운밤을 지샌 것처럼 우리는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93년 챔피언스리그에 조별리그가 도입된 이후 에인트호벤이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9차례 도전 끝에 '9전10기'의 성공 신화를 쓴 셈이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무대에서 써내려갈 수있을 지 지켜볼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