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테네올림픽 메달권 진입이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15일 아테네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나이지리아를 꺾고 중간전적 5승1패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어 아테네 메달권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이번 예선전에서 강호 이탈리아(세계랭킹4위)와 `장신군단' 러시아(5위)를 차례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해 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28년만에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김철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노장 3인방' 구민정-장소연-강혜미의 대표 소집 거부로 내분을 겪은 끝에 이들이 뒤늦게 합류, 손발을 제대로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아 본선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승부사' 김 감독의 노련한 조율 아래 구민정 등 노장급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국의 장점인 탄탄한 조직력을 이용한 끈기있는 배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국은 예선 1,2차전인 태국과 대만전에서 선수들 간에 호흡이 맞지 않아 고전을 거듭했지만 러시아전과 이탈리아전에서 악바리 투혼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역전의 명수'라는 옛 명성을 다시 찾았다. 올림픽 본선 진출에는 상대에 따라 스파이크 강약을 적절히 조절한 `쌍포' 구민정과 최광희의 노련미와 세터 김사니, 센터 김세영 등 젊은 선수들의 투혼이 큰 역할을 했다. 또 몸이 좋지 않은 세터 강혜미는 고비마다 김사니를 대신해 칼날토스를 올렸고센터에서 보직을 변경한 정대영의 묵직한 한방에 장소연의 주특기인 이동공격 또한 힘을 보탰다. 특히 김 감독은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대팀에 따라 선수 기용을 달리하는 치밀함을 보여 한국 전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메달권 진입에는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일본과의 예선 5차전 완패가 보여주듯이 한국은 파워가 약하기 때문에 서브를강화하고 리시브 능력을 올리지 않는 한 세계 최강 중국, 미국(2위), 브라질(3위)을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힘과 높이에 밀리고 조직력까지 무너지면서 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러시아와 이탈리아를 꺾었지만 아직 세계 강호들과 실력차가 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에 조직력을 보강하면 이번 예선전과 같은 이변을 또다시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