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모습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중도하차하는 등 날개 꺾인 한국축구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은 오는 28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파라과이와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는 2전1무1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한국은 지난 2001년 1월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의 데뷔 무대이던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파라과이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겼지만 PK승은 FIFA 규정상 공식기록에서 무승부로 간주된다.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 대행은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전에 출전하는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박지성(에인트호벤)과 함께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차두리(프랑크푸르트)를 뺀 해외파를 모두 불러들인 상태.

K리그 성남전에서 무릎을 다친 김대의(수원) 대신 신예 스트라이커 박주영(고려대)이 전력에 가세한 대표팀은 25일 국내파 위주로 파주NFC에 소집돼 담금질에 들어갔다.

코엘류의 사퇴, 신임 감독 물색, 기술위원회의 재신임 상정 등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이번 경기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선수들의 정신력이 얼마만큼 강해졌는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태극전사들은 히딩크 감독의 단내 가실 날 없는 혹독한 조련을 받은 뒤 2002한일월드컵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악착같은 플레이, 강한 압박 등 투지와 승부 근성으로 무장해 4강의 기적을 일궜으나 이후 이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질타를 받아왔다.

긴장의 고삐가 풀어지면서 오만, 베트남에 연패, '오만쇼크'를 안겨준 데 이어 2006독일월드컵 2차예선에서 세계 축구 최약체 중 하나인 몰디브와 0-0으로 비기는 등 오합지졸의 행보 속에 코엘류 감독의 사임을 맞은 것.

코엘류의 사퇴와 맞물려 선수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도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이번에도 맥빠진 플레이로 일관할 경우 성인 대표팀의 판을 갈아야한다는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월드컵 이후 아시아 팀을 제외한 강호와의 격돌에서 단 한번도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 대표팀이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파라과이를 꺾는다면 기력을 회복, 반전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맏형격인 유상철(요코하마)은 "한국축구가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를 의미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박 감독 대행은 정신력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따로 얘기는 하겠지만 대표 선수라면 본인들이 알아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며 각자의 분발을 촉구했다.

평소 4백(Back)을 고집하는 박 대행은 안정환(요코하마)이 최근 경기 감각이 떨어져 혼자 골문 공략을 담당하기에는 무리라고 보고 4-4-2 전형의 '투톱' 카드로 난국 타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조 멀티맨' 유상철이 플레이메이커를 맡느냐 아니면 수비라인을 지키냐에 따라 필승전법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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