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양과 원주 TG가 맞붙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지나친 승부욕으로 인해 '최고의 팀'간 대결답지 않게 '더티 플레이'가 이어졌다. 5차전이 챔프전 우승트로피의 향배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양팀의 접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 하지만 과도한 신경전은 선의의 경쟁보다는 오히려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농구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동양이 벤치 테크니컬파울이 1개, TG가 선수들의 테크니컬파울 3개를 저질렀고 일반적인 파울도 3차 연장까지 간 탓도 있지만 양팀이 이날 통틀어 38개나 쏟아내 잦은 휘슬로 번번이 경기의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였다. 또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로 인해 코트에 나뒹구는 선수가 부지기수였고 상대 선수가 쓰러져도 손 한번 내미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동업자 정신'마저 실종된 모습이었다. 특히 4쿼터 초반 한편에는 동양 얼 아이크가 넘어져 있고 다른 한쪽에는 박재일이 쓰러져 있는데도 TG 선수들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상대 선수들이 조금만 신경을 건드리면 게임을 망치곤하는 다혈질로 유명한 동양의 마르커스 힉스는 살짝 부딪쳐 넘어지기만해도 한동안 코트에 나뒹굴어 한동안 일어설 줄 모르는 '헐리우드 액션'을 남발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동안 차분한 모습을 보였던 TG 리온 데릭스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코트주변에 있는 광고판을 발로 차는 과격한 행동을 보여 역시 테크니컬파울을 지적당하기도 했다. 관중들의 관전 매너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부팬들은 3쿼터 중반 심판이 허재에 대해 테크니컬파울을 불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물병 등을 코트 안으로 던지는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급기야 허재는 연장 1차전에서 힉스와 부딪쳐 갈비뼈를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붕대를 감고 있다가 경기 직후 병원으로 실려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출장조차불투명하게 됐다. 선수와 감독은 무엇보다 코트에서 깨끗한 플레이를 보여줄 때 더욱 팬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고 팬들도 성숙된 관전 문화가 농구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주=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