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연습생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았다. 미국진출을 위해 메이저리그 공개 입찰에 나선 진필중(두산)의 몸값이 자신의 국내 연봉(2억3천만원)보다도 훨씬 못미치는 2만5천달러(한화 약 3천만원)에 그쳤다. 진필중에게 2만5천달러를 제시한 구단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진필중의 소속 구단인 두산은 즉각 이적 협상 불가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통보했다. 이로써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포스팅시스템에 의한 미국 진출 시도는 4차례 모두 실패로 끝났다. 국내 선수 가운데 지난 98년 2월 이상훈(LG)이 처음 포스팅시스템에 나섰다가 응찰액이 60만달러에 그쳐 포기했고 최근 임창용(삼성)은 65만달러에 머물러 역시 미국 진출이 좌절됐다. 진필중은 올초 포스팅시스템에서 단 1개 구단도 응찰에 나서지 않은 데 이어 재응찰에서 어처구니없게도 2만5천달러로 그쳐 자존심에 상처만 더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최근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마쓰이 히데키가 3년간 2천100만달러에 뉴욕 양키스와 입단 합의했고 나카무라 노부히로는 뉴욕 메츠에서 2년간 700만달러를 받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진필중의 이적료는 한국 프로야구로서는 망신인 셈이다. 임창용과 진필중은 국내프로야구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투수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빅리그는 연습생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곽홍규 두산 단장은 "섣부른 미국 진출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