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사자' 강동우(28)가 결승 투런 홈런 한방으로 단숨에 한국시리즈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지난 98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했던 강동우는 그동안 유독 한국시리즈와의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결승 홈런을 더욱 빛났다. 강동우는 입단 첫해 팀의 붙박이 1번 타자로 나서 날카로운 타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3할대의 타율과 도루 22개, 홈런 10개의 빼어난 성적을 올려 신인왕 후보까지 올랐던 선수. 그러나 같은 해 10월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병규의 타구를 잡으려다 펜스에 부딪혀 왼쪽 정강이뼈가 복합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2년 동안 그라운드는 제대로 밟아보지도 못했다. 톱타자 강동우가 빠지면서 삼성은 공격의 물꼬를 트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그해 LG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돼 강동우는 팀에 미안한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데뷔 첫해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본 강동우는 2년여를 허송세월하다시피하다가 지난 시즌에야 시즌 타율 0.251(6홈런)를 기록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6월 12일 LG와의 경기에서 6-6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신윤호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팀에 10-6 승리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맞는 한국시리즈에 비장한 마음으로 일전을 기다렸던 강동우는 다시 비운 때문에 고개를 떨궈야했다. 바로 한국시리즈 갑자기 눈병이 나는 바람에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겨우5타수 1안타의 빈타를 보여 팀도 2승4패로 두산에 패권을 내줬던 것. 강동우는 "지난해 중요한 순간에 갑작스런 눈병으로 감독님한테 몸관리도 제대로 못한다며 꾸중도 많이 들었는데 이제 조금 홀가분해졌다"며 "앞으로 톱타자답게무조건 살아나가 반드시 팀이 우승하는데 일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