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하키가 금빛 스틱을 휘둘렀다. 한국은 12일 강서하키장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남자하키 결승에서 후반 32분터진 여운곤의 결승골로 98년 방콕대회 챔프인 인도를 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걸었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대회 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8년만에 정상에 복귀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자동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한국으로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 먼저 3점을 얻고도 후반에만 내리 3점을 내주면서 벼랑에 몰렸고 관중들도 손에 땀을 쥐었으나 대한의 건아들은 투혼을 발휘, 끝내 강서벌에서 태극기를 휘날렸다. 송성태 등 시드니올림픽 준우승 주역들이 대부분 선발로 출장한 한국은 최전방에 3명을 배치하고 허리도 두텁게 하는 등 강공으로 인도를 교란하면서 후반 초반까지 상대를 압도했다. 공격일변도의 플레이를 펼치던 한국은 전반 23분 송성태가 우측 측면을 파고들다 슈팅서클 안쪽으로 강하게 패스한 볼을 강건욱이 잡아 대각선 방향으로 터닝슛,골망을 흔들면서 기선을 잡았다. 1분 뒤 인도의 아지트 싱에 기습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기퍼 김윤의 감각적인 선방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30분 페널티코너 세트플레이에서 이날의 히어로 여운곤이 강슛, 백보드를 힘차게 때렸다. 후반으로 여세를 이어간 한국은 9분 강성정이 인도의 패스를 도중 차단, 재빨리 송성태에게 밀어줬고 송성태는 지체없이 스틱을 휘둘러 또 한번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는 갈린 듯 했다. 그러나 인도도 반격을 개시해 13분 주그라트 싱, 18분 아지트 싱, 25번 또 다시 주그라트 싱이 잇따라 골을 몰아치면서 한국을 구석으로 몰았다. 아찔하던 순간이 전개되던 32분 여운곤은 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송성태가 드리블하다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코너를 김경석이 연결하고 김정철이 잡아준 뒤 여운곤이 스틱을 밀어올리며 슛, 힘겨웠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2일 전적 ▲남자 결승 한국 4(2-0 3-2)3 인도 ▲동 3-4위전 말레이시아 2(0-1 1-0)2 파키스탄 (부산=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