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프랑스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자국팀의 16강 진출이 불투명하게 된 6일 프랑스 전역은 깊은 침묵속에 빠졌다. 국민들은 충격속에 얼굴을 감싸며 한 동안 말을 잃었다. 최강의 전력을 갖춰 "우승 1순위"라던 프랑스 대표팀이 한수 아래인 세네갈에 이어 우루과이에 수모를 당하자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모습이었다. 파리의 번화가인 상제리제 거리는 하루종일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거리에 설치된 대형TV화면을 지켜보던 파리시민들은 아쉬움과 서글픔으로 눈물을 글썽거렸다. 남유럽의 관문이자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이유에서의 상황도 이와 비슷했다.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중계방송을 보던 시민들은 슛이 우루과이의 골문을 살짝 빗나가자 아쉬움의 탄식을 내질렀다. 열릴듯 열릴듯하던 우루과이의 골문이 결국 열리지 않자 꿈에도 상상하기 싫었던 악몽이 현실화됐다는 반응이다. 16강 진출이 벼랑끝에 몰리자 분노에 찬 일부 젊은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전화부스를 부수는 등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프랑스 대표팀의 졸전은 경제적인 문제로 불똥이 튀고 있다. 프랑스 월드컵 공식 중계 방송사인 TF1 TV가 주가폭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 프랑스팀의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청률 격감이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TF1의 주가는 세네갈이 선제골을 넣은 직후 하락하기 시작해 3.22%가 내린 32.80 유로에 마감했다. 3일 월요일에도 1.68% 하락한데 이어 4일에도 4.37%가 내려 30.84 유로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6일 우루과이전 무승부로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자 TF1 주가는 또다시 곤두박질쳤다. 프랑스 최대 민영 방송인 TF1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FIFA(국제축구연맹)에 총 1억6천8백만 유로를 지불했다. 그중 6천만 유로가 한일 월드컵 중계권료다. 프랑스팀의 결승 진출을 확신한 TF1은 이번 대회 중계를 통해 최소 70억 유로의 광고 수입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프랑스팀이 세네갈과 우루과이를 맞아 졸전을 거듭하자 TF1는 막대한 경영손실을 입게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소시에떼제네랄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TF1의 한일 월드컵 투자액을 감안할 때 손익 분기점에 달하려면 프랑스팀이 4강에는 진출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