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11
수정2006.04.01 23:13
연중 가장 더운 때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판이라 낮시간에 골프를 하는 것을 '고역'으로 여기는 골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골프환경을 곰곰 생각해보자.
우리 골퍼들은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정도만 그런대로 괜찮은 컨디션에서 라운드를 할 수 있다.
7,8월의 더위를 탓하다 보면 어느새 잔디색깔이 변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낮시간대에 부킹이 돼 '뙤약볕 골프'를 해야 하는 골퍼들은 한 겨울을 떠올려 보라고 하고 싶다.
손발이 시리다 못해 그립하기조차 힘들고 어프로치샷한 볼은 통통 튀어 그린을 훌쩍 오버해 버리지 않던가.
해가 떠있는 동안에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도 그냥 지나쳐버릴,사소한 일이 아니다.
오후 시간대에 티오프할 경우 '일몰'을 걱정해야 하는 봄·가을을 생각해보면 해의 소중함이 와닿을 것이다.
시선을 바꿔 백 안에 있는 클럽을 한번 보자.
자신의 손때가 묻은 '가보 같은' 클럽들이 아닌가.
제주도나 해외에 가서 렌털클럽을 쓸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자신의 클럽으로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코스 컨디션은 어떤가.
연중 최적의 상태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러프가 길어 볼 찾기가 힘들고 장마철이라 그린이 좀 느리더라도,페어웨이나 그린이 거의 맨땅이나 다름없는 겨울골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조건이다.
진정한 골퍼는 환경 탓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클럽으로,이상적인 코스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데 더위가 무슨 큰 상관인가.
'여름에 강한' 한국 여자골퍼들처럼 주말골퍼들도 지금이야말로 시즌 베스트스코어를 노려봄직한 때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