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힘든 시기가 없었던 것 같다.

IMF사태 이후로 불어닥친 병원 안팎의 경영환경 때문이다.

열악한 의료보험수가 구조로 빠듯해진 병원살림, 우리 의료원의 메디컬센터 착공준비, 노사임금협상, 그리고 의약분업준비와 이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파업사태.

병원 안팎에서 이어지는 문제에 대해 날마다 대책회의를 열고 상황 보고를 받으면서 이해 당사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원처리에다 후배의사들에 대한 교육수련 환자진료 등으로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가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다.

퇴근길 승용차에 오르면 어느새 녹초가 돼 몸이 축 처진다.

돌이켜보면 의료원장을 맡기 전에는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한시간 정도 조깅을 했다.

꽤 운동량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때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있었다.

하지만 의료원장이 되고 나니 체력이 달려 운동 습관을 바꿔야만 했다.

요즘은 가벼운 산책을 하고 있다.

산책은 조깅보다는 운동량이 떨어지지만 가볍게 몸도 풀 수 있고 무엇보다 그날의 업무를 차분히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다.

산책을 하다보면 새벽을 여는 건강한 이웃들과 인사도 하게돼 모든 사고가 긍정적으로 풀려 나감을 느낄 수 있다.

정신적인 긴장이 많아진 나에게 새벽 산책은 심신에 청량제요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열쇠다.

나는 항상 소식(小食)을 한다.

일본이 세계 최장수 국가가 된 것은 바로 소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과로 운동량이 적어지기도 했지만 오래전부터 길들여져온 소식습관으로 자연스럽게 단 것, 짠 것, 기름진 것, 방부제 든 음식들은 자제하게 됐다.

담백한 음식과 채식을 골고루 먹으려는 식사습관을 만들어줬다.

또 소식은 과음 과식 과욕에 빠지지 않게 해줘 항상 가벼운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친한 벗들이나 직원들에게 권하는 건강유지법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우리 병원은 서클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운동과 관련해 축구부 산악부 테니스부 볼링부 등이 있다.

각부마다 의료원장배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의료원장인 나로서는 급한 일이 아니면 꼭 대회에 참석한다.

게임에 직접 참가하고 직원들과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눈다.

이런 공식행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기초체력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이밖에 매일 수차례 계단을 오르내리며 병원을 살피면서 자투리 건강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