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바이러스와 알코올 외에도 간염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게 약물남용이다.

대부분 먹는 약은 장에서 흡수된 후 문맥을 통해 간으로 들어간다.

약은 이물질로 간주돼 간에서 해체 대사되며 일부만 콩팥을 통해 몸밖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간은 피곤해질수 밖에 없다.

주사약도 상당량이 간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예외가 아니다.

의약품설명서에 간의 염증정도를 나타내는 혈중 GOT GPT치가 "약의 복용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나 계속 복용하면 정상화된다"는 문구를 주의사항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간이 건강한 경우 일정시간이 지나 간이 약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약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간이 나쁜 사람은 같은 효능의 약이라도 간에 부담을 덜 주는 약을 골라 먹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신약일수록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완벽하지 않다.

약물중에서 가장 많이 간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항생제다.

의약 분업이 안돼 자유자재로 항생제를 구입할 수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약물성 간질환의 3분의 1이 항생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곰팡이에서 바로 추출 정제한 것보다는 천연물질에 합성공정을 가한 반합성품이 간에 해롭다.

근래 가장 많이 쓰는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도 GOT GPT를 약간 올리는 경향이 있다.

테라마이신 계열은 간이 손상된 환자에게 사용하면 안된다.

이밖에 이트라코나졸같은 먹는 무좀약,결핵약인 이소니아지드,정신질환약인 클로르프로마진 등의 간 부작용은 심하다.

대부분 당뇨약과 일부 고혈압약이 간에 해를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