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간염증세는 없지만 건강검진결과 GOT, GPT치가 정상치
(각각 37, 40IU)보다 2~3배 올라갔을 경우 크게 걱정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체인구의 8~10%가 B형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20%가 급성간염을, 80%가 황달이나 간수치변화가 없는 불현성간염을
앓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균자는 매년 3~4회정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염발생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늘고 있는 C형간염은 40대 후반의 장년층에 자주 발생하는데
이중 75%가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

강북삼성병원 김병익박사(내과)는 "지난해 G, GB형등 신종간염바이러스가
발견됐고 B형의 경우에도 s항원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진단에 애를 먹고
있다"며 "발생원인을 알수 없는 간염의 비율이 무려 28%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간염증세가 없고 GOT, GPT치가 높다면 만성간염 또는 지방간에 걸렸거나
전신피로가 있음을 의심할수 있다.

약2개월 간격으로 간검사를 실시했을때 이들 수치가 여전히 높다면
대개가 간염이 생긴 경우다.

만성간염에 걸리면 이들 수치가 정상인에 비해 작게는 2~3배, 크게는
10배이상 올라간다.

초음파검사를 하면 대충 간염발생여부를 알수 있지만 확진은 간조직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간염바이러스를 보유했어도 이것이 혈액에 퍼지지만 않으면 건강하다.

그러나 바이러스전염에 영향을 주는 e항원이 혈청으로 녹아들면
바이러스가 혈액내에서 증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만성간염의 진행형태는 지속성과 활동성으로 나뉜다.

지속성은 간정맥(문맥)의 원형세포에 바이러스가 서서히 파고 들지만
(침윤) 섬유화 간경변과 같은 병변의 진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GOT, GPT치가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경우가 많다.

병변의 진행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지만 정기적인
간기능검사가 필요하다.

활동성은 침윤과 더불어 간조직의 괴사를 동반한다.

간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을수 있고 주기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한다.

활동성간염에 황달이 동반되면 심각한 위기에 처할수 있으므로 황달발생의
지표인 빌리루빈수치를 주목해야 한다.

지방간의 경우 술을 끊고 살을 2~3kg 만 빼면 쉽게 회복될수 있다.

전체식사량과 식사량중 탄수화물비율을 줄이되 단백질이나 야채 과일
등은 늘려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박사는 "간염에 걸렸을 경우 예전에는 체중 1kg 당 단백질 1g섭취가
권장됐으나 지금은 보통 사람과 같은 평범한 식사가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한다.

고단백 고탄수화물 섭취는 체중증가 지방간 간성혼수등을 일으킬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방간이 아닌 경우라면 기름진 것이 몸에 받고 황달로 지방변이
안나온다면 보통사람과 같이 지방을 섭취해도 무방하다는 것.

한편 녹즙의 경우 파괴되지 않은 비타민류가 많이 들어있으나 비타민A등
지용성비타민을 많이 먹으면 간독성으로 간세포를 파괴할수 있어 지나친
섭취는 좋지 않다.

알칼로이드 계열의 일부성분은 독성을 일으킬 소지도 안고 있다.

한편 비타민이 직접적으로 간염회복을 돕지는 않는다.

만성B, C형 간염에는 1주일에 세번씩 6개월동안 인터페론주사
(300만~1,000만 IU)를 맞으면 GOT,GPT수치를 상당히 낮출수 있다.

의료보험이 안돼 치료비용은 300만원을 넘는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