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한 원장과 교사 간 갈등에 법적 다툼까지
학부모들, 원장 해임동의안 제출에 세종시 뒤늦게 수습 나서


세종시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새 원장이 부임한 뒤 원장과 교사들의 갈등으로 교사들이 집단 퇴사하면서 보육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 국공립어린이집서 교사 집단 퇴사…보육공백 이어져
이 어린이집은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간식과 점심이 부실하게 배식됐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1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어린이집 담임교사 등 10여 명의 보육교사는 지난해 11월 새로 부임한 원장과 고용승계, 근로계약서 작성, 어린이집 운영 등의 문제로 갈등이 커지면서 지난 5일부터 집단으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교사들은 원장과 교육관의 차이가 크고, 고용승계를 약속한 원장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지난달 12일 집단으로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인수인계를 고려해 오는 30일까지 근무할 것을 사직서에 명시했으나 원장이 이달 2일까지만 출근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교육자료 등을 교사 사비로 충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관한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원장은 "교사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난 2일까지만 근무하겠다는 것은 본인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관련 녹취록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세종 국공립어린이집서 교사 집단 퇴사…보육공백 이어져
갈등이 교사들의 집단 퇴사로 비화하면서 지난 5일부터 보육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 부족으로 영아 만2세와 유아 만3세를 통합 운영하거나 만3세 원아를 만5세반에서 보육하는 등 어린이집이 파행 운영되면서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영·유아반 통합 운영은 영·유아 분리 보육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불안함 속에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으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장과 교사 간 갈등은 법적 다툼과 학부모와의 감정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5일 자녀를 등원시키며 주차장에 서성이고 있던 일부 학부모와 일부 교사를 원장이 경찰에 업무방해죄로 신고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일부 학부모는 어린이집 창문이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는 것과 관련, 보육 환경에 있어 정서적 학대 가능성을 이유로 어린이집을 경찰에 신고했다.

학부모 120여 명은 원장에 대한 해임동의서를 모아 지난 9일 시에 전달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원장을 아동 정서 학대 등으로 고소한다는 입장이고, 교사들도 직장 내 갑질과 강요, 협박 등으로 역시 원장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세종 국공립어린이집서 교사 집단 퇴사…보육공백 이어져
이런 상황에서 식자재 부족으로 원아에게 제공되는 간식·점심 등이 부모에게 공지된 원아 배식 식판 사진과 달리 부실하게 배식됐다는 의혹이 지역 맘카페에 제기돼 학부모들의 불안과 불만은 증폭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시의 책임을 논하며 "최소한의 감시 기관이 없으면 학부모는 뭘 믿고 아이들을 맡기나.

국공립어린이집 허가해주고 원장 부임시킨 시청은 책임지고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해당 어린이집을 관리·감독하는 세종시는 지난 7일에서야 어린이집과 원장을 상대로 긴급 행정 감사를 벌였다.

시는 원장과 교사 입장이 대립하는 만큼 노동 당국을 통해 고용 관련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와 회계 감사를 통해 교사들이 제기한 어린이집 운영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세종 국공립어린이집서 교사 집단 퇴사…보육공백 이어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