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관, 후원계좌 개설해 지원 호소…집도 불타 일상회복 '막막'
강릉산불에 전신마비 아들 화상, 엄마 팔 골절…"모자에 도움을"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원(가명)씨를 도와주세요.

"
지난달 11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동원씨 모자가 연기에 질식되기 직전에 구조됐으나 화상을 입는 등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0일 이들 모자를 구조한 강릉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20대 후반의 동원씨와 60대의 어머니 등 모자가 살고 있는 집이 강릉산불 피해가 발생한 중심에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휠체어에 태우고 직면한 위급한 상황에서 평소 도움을 주던 장애인종합복지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는 엄청난 불길과 연기로 응급구조 차량의 진입이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복지관 측은 강풍과 함께 거세게 확산하는 불길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3∼4번의 진입 시도 끝에 고립돼서 연기에 질식되기 직전의 두 사람을 무사히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피 과정에서 어머니는 팔이 부러지고 동원씨는 심한 화상을 입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당시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으나 다소 무리해 고립된 상황의 모자를 구할 수 있었다"며 "어머니가 동원씨에게 물수건을 덮어놔 더 큰 피해가 없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한살 때 입양으로 가족이 된 동원씨와 어머니는 동원씨가 초등학교 무렵 처음으로 근이영양증이라는 질환을 앓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강릉산불에 전신마비 아들 화상, 엄마 팔 골절…"모자에 도움을"
동원씨는 근육이 점점 굳어가 현재는 손가락 일부를 제외한 전신이 마비된 상황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산속 작은 주택에 살면서 수많은 응급상황을 조치하며 힘겹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가 이번 산불에 화를 당했다.

모자는 다행히 구조되고 집은 불에 타지 않았지만, 아직 불길 속에 있던 공포가 다 가시지 않고 있고 다친 두 사람에겐 앞으로의 시간이 더 걱정이라고 복지관 측은 전했다.

급하게 장애인 보호시설에 입소했던 동원씨는 심한 장애로 보호자의 돌봄 없이는 장기간 시설 생활이 어렵고, 팔이 골절된 어머니는 가정에 복귀해도 정상적인 돌봄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원씨가 입소했던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어머니가 쓰고 있는 이재민 숙소로 옮겨 생활하고 있으나 어머니가 골절로 깁스를 한 상태라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복지관 측은 동원씨와 어머니가 가정과 복지관에서 다시 예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동원씨 지정 후원계좌를 만든 뒤 큰 위로와 희망이 되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줄 도움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동원씨와 어머니의 피해가 다른 산불 피해자분들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회복할 일상조차 너무 힘겨운 모자에게 도움의 손길은 너무나도 간절하다"고 말했다.

모금 기간은 이달 말까지이며 후원 문의는 강릉시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강릉산불에 전신마비 아들 화상, 엄마 팔 골절…"모자에 도움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