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위한 '성공 직장생활'

[박선규의 커리어 관리]

“요즘 애들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되는게 많아요. 그래서 웬만하면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합니다.” 며칠 전, MZ세대를 상대하다 지쳤다며 어느 대기업 임원이 던진 말입니다.

소통을 중시하는 시대, 리더라면 모름지기 구성원들을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이 무슨 얘기인가 싶겠지만, 현실에서는 이렇게 세대간 소통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왜 그 일을 해야 되나요?’, ‘회식은 꼭 참석해야 합니까?’, ‘우리 조직문화는 왜 이런가요?’ 등등으로 연결되는 MZ세대의 ‘공정’을 담보로 한 궁금증들이 현직 임원들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임원들과 MZ세대 직장인들의 관계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물고기가 물 밖의 세계를 모르고 살듯이, MZ세대 직장인들은 이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도 어려울 뿐아니라 성과를 내고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MZ세대의 직장생활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일명 ‘라떼’의 한 사람으로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들을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첫째, 공통의 직무부터 ‘찾아서’ 하는 것입니다.
‘제가 왜 그 일을 해야 되나요?’ 라는 물음에서 보듯이 직장생활에서는 남들도 하기 싫어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요즘 일부 임원들 중에서는 일을 시키기 전에 ‘왜 이 일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을 먼저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통의 직무인데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찾아서 한다면, 이런 고민을 하는 임원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고, 키우고 싶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몫과 자기 일만 챙기려고 하면 굳이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요?’라고 하는 어느 공기업 기획담당 임원의 얘기가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둘째, 실적을 기반으로 한 전문성의 기틀을 다지는 것입니다.
MZ세대에게 실적과 전문성을 얘기한다는 게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일전에 만난 대기업 전자회사 재무담당 부사장의 얘기를 옮겨봅니다.
“제가 배워야 할 기본적인 일은 입사 후 3년 내에 다 배웠어요. 어떻게 보면 그걸로 지금까지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부사장의 말대로 직장생활 초기에 직무 경험을 제대로 쌓으면 경쟁력을 키워 갈 수 있는 초석을 쌓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직무를 오랜시간 경험하면서 기술적 역량을 키워가야 합니다. 실무를 통해 각각의 부서와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 많은 기업에서 겪고 있는 “본사와 현장의 담당자들이 서로를 너무 모른다”는 얘기를 들을 필요가 없으며, 리스크 관리를 포함한 업무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쌓아 올린 전문성은 추후에 혹시 모를 이직의 상황이 와도 기업들마다 핵심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스카우트전쟁에서 우선적으로 영입하려는 선호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 가지 직무만 해서는 CEO가 되기 어려웠으나, 지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하나인 삼성전자도 부문별 사장체제가 되면서 2000년에 서너 명에 머물렀던 사장직급이 지금은 20명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한마디로 전문성으로 승부해도 CEO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최근 기업임원들에게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말귀를 못알아 들어서 큰일이에요. 뭘 하나 하라고 시켰는데 결과는 다른 걸 가지고 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몇년 전 한 취업포털에서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직장인 10명 중 9명에 달하는 92.1%가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어려운 적이 없었다’고 답한 직장인은 7.9%에 그쳤다는 것을 보면 대다수의 직장인이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는 ‘상사와 의견이 다를 때(60.4%)’였고, ‘다른 팀과 업무를 진행할 때(16.1%)’ 나 ‘메일로 업무를 처리할 때(8.9%)’, ‘후배에게 업무 지시를 할 때(6.1%)’, ‘팀 내 회의를 할 때(3.6%)’ 등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회초년생인 MZ세대에게 있어서 소통은 더욱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는데, 가급적 대면(對面)으로 하고 상대의 말에 집중하면서 자세나 얼굴 표정, 거기서 느껴지는 뉘앙스까지 잡아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메모로 정리하면서 얘기한 내용이 ‘이것’이 맞는지 피드백을 받는 작업을 거치면 소통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20년 넘게 헤드헌팅을 하면서 만나본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내가 10년전, 20년전, 30년전으로 돌아간다면 회사생활 정말 잘 할 수 있을텐데…’라는 얘기입니다.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한 MZ세대에게는 먼저간 선배들의 이러한 얘기가 가슴에 와 닿기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성공의 법칙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라떼’라는 핑계를 빌려 메시지를 던집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라도 먼저 나서고, 전문성의 토대를 닦으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바랍니다. 그것이 MZ세대가 직장생활에서 성공하는 전략이 되기 때문입니다.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