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보안·개인정보·안전·신뢰 책임자 등 대거 사직
임직원 전체메일로 "전망 심각"…원격근무 폐지 계획 밝혀

트위터 핵심임원 줄사표에 자금난…머스크 '파산 가능성'도 거론
'일론 머스크 1인 체제'가 들어선지 딱 2주만인 10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기업 트위터는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법준수 업무와 관련된 핵심 임원들이 줄사표를 냈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공개 경고를 받았다.

유일무이한 이사로서 절대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머스크는 자금 사정이 어렵다며 임직원들에게 '파산' 얘기까지 꺼냈다.

10일 미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가짜뉴스 방지 등 업무를 맡아 온 신뢰 및 안전 담당 글로벌 책임자 요엘 로스와 마케팅 및 영업 책임자 로빈 휠러가 사표를 내고 퇴사키로 했다.

이 두 사람은 전날 머스크와 함께 광고주 상대 전화회의를 주재하면서 트위터의 향후 계획을 설명했으나, 불과 하루만에 사직 소식이 전해졌다.

정보보안최고책임자(CISO) 리아 키스너, 개인정보최고책임자(CPO) 데이미언 키런, 준법감시최고책임자(CCO) 메리앤 포거티도 사표를 냈다.

이들이 사직한 시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9일 밤 혹은 10일 오전이다.

트위터 핵심임원 줄사표에 자금난…머스크 '파산 가능성'도 거론
고위 임원들의 잇따른 퇴사에 미국의 공정거래 규제 담당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0일 "깊은 우려를 품고 트위터의 최근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최고경영자(CEO)나 회사도 초법적 존재가 아니며, 회사들은 합의사항 준수 명령을 따라야만 한다"면서 트위터가 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추가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체제 트위터가 FTC 등 규제당국 명령을 준수하기 위한 검토를 게을리해 엔지니어들이 안아야 하는 개인적·직업적·법적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대형 사고가 날 위험이 큰데도 사측이 빨리 업데이트를 내놓으라고 재촉하고, 사고가 나면 엔지니어들에게 떠넘기는 수법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위터의 경영 상황은 머스크 인수 전에도 썩 좋지는 않았으나,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59조 원)에 인수한 이래 더욱 급격히 악화했다.

트위터의 매출 중 90%가 광고에서 나오는데 인수를 계기로 광고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데다가, 머스크가 인수 조건으로 회사도 빚을 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위터의 부채는 인수 전에 52억9천만 달러(7조1천100억 원) 수준이었다가 인수 후에 185억 달러(24조9천억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머스크 탓에 회사가 떠안은 빚만 따져도 130억 달러(17조5천억 원)이고, 이로 인해 갚아야 할 이자만 매월 12억 달러(1조6천억 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6월말 기준으로 발표된 트위터의 월 현금 흐름 11억 달러(1조5천억 원)보다 오히려 더 많은 액수다.

즉 트위터가 들어오는 현금을 모두 동원해 머스크 탓에 진 빚의 이자를 갚는 데만 쓰더라도 모자라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트위터는 인수 전에 27억 달러(3조6천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 현금 보유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10일 임직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트위터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며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 단위 현금흐름 적자'가 발생한다고 말했으나, 연간 적자를 가리키는지 월간 적자를 가리키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 전날 머스크는 트위터 임직원 전원을 상대로 발송한 이메일에서 지금까지 트위터에서 시행돼 온 원격근무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트위터 임직원들은 최소한 주 40시간 출근 근무를 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