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단체 기자회견…교육청 "자율학교 운영 방향 논의 중, 혼란 없도록 할 것"

제주도교육청이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다함께'의 제주어) 배움학교 재지정 절차를 시행하지 않는 것을 두고 교육단체와 학부모 등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 다혼디 배움학교 지속돼야"…재지정 촉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등 교육단체와 종달초·애월초 학부모회 대의원 등으로 구성된 '다혼디배움학교 지속을 바라는 제주 교육단체'는 5일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은 제주교육 혁신을 이끌어가는 다혼디 배움학교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즉각 재지정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혼디 배움학교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제주형 자율학교의 한 형태로, 이석문 전임 교육감 때인 2015년부터 운영돼왔다.

자율학교에는 학교와 교육과정 운영에 특례가 부여되며 도교육청이 예산과 교직원 연수, 교무행정인력 등을 지원한다.

현재 55개 학교(초 39, 중 13, 고 3)가 다혼디 배움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이 중 올해로 운영 기간이 만료돼 재지정을 받아야 하는 4년차·6년차·8년차 학교는 총 24곳인데, 교육청이 재지정 절차를 진행해야 할 시기임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다혼디배움학교 지속을 바라는 제주교육단체는 "교육청이 다혼디 배움학교 운영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학교 현장에 전달하지 않고 있으며, 어떤 설명이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재지정 절차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알려진 바로는 교육청이 만기 된 다혼디 배움학교 재지정을 중단하고 연말 마무리되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내년 1∼2월께 새로운 자율학교 지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며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 혼란과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다혼디 배움학교는 지난 8년 동안 교사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바탕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내며 미래지향적 학교 교육의 한 모델로 성장해왔다"며 "이런 성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환영을 받아왔는데, 왜 재지정을 중단하려는지 교육청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혼디 배움학교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례에 따라 교사 근무연한을 8년까지 늘릴 수 있는데 재지정 절차가 중단되며 교사들이 전보 시기를 앞두고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다수의 교원이 재지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가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올해 운영 기간이 만료되는 다혼디 배움학교 교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224명 중 81.3%가 재지정 중단에 반대했으며, 85.8%가 내년에도 다혼디 배움학교가 존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다혼디 배움학교 지속 여부는 학교 공동체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내년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재지정 절차를 즉각 시행해 11월 말까지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학교의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며 조만간 자율학교, 교원단체 등의 의견 수렴도 할 예정"이라며 "인사 등에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주형 자율학교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해 새로운 자율학교 운영 방향과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용역 결과를 반영해 내년 제주형 자율학교 신규 지정 운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