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야간 베이비시터를 구한다는 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2시간 야간 베이비시터를 구한다는 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월급 180만원에 4살 여아 베이비시터와 집안일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에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 동네 올라온 월급 180 야간 알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고에 따르면 A 씨는 화~금요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어린이집에 다니는 4세 여자아이를 돌봐줄 가사 겸 베이비시터를 구했다. 그는 근무 내용으로 '청소', '아이 밥 차리기', '세탁, 건조기 돌려놓기', '아이랑 놀아주기', '아이 재워주기' 등의 명시했다.

이어 "일 나오는 거니 제발 편하게 자려는 생각으로 오지 말고 밤에도 낮처럼 일하듯 하는 거다. 밤과 낮만 바뀌었다고 생각해달라"면서 "출근 후 '출근'이라는 문자를 꼭 주시고 퇴근도 '퇴근'이라고 꼭 해달라. 출퇴근 시간 정확히 지켜달라"고 적었다.

A 씨는 "'이거 해주세요'라는 말 안 해도 자기 살림처럼 하면 된다"며 "냉장고 뒤져서 음식 탐내지 말아 달라. 버리든 먹든 그건 제가 알아서 한다. '안 먹으면 나 줘' 이 말이 제일 싫다"고 했다.

또 "대단한 걸 바라지 않는다. 기본만 하고 아이에게 최선 다하고 디테일하게 아이 잠자리 잘 봐주고 쓰다듬어주고 칭찬해주고 사랑으로 케어할 사람 찾는다. 남자는 안되고 55세 이상 여사님 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온라인에 공유한 네티즌 B 씨는 "공고문에서 제시한 월급 180만원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9375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기준 최저시급이 9160원인 것을 감안하면 법적으로 문제 되지는 않지만 만일 주휴수당을 챙겨주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글 원본 보면 지원자도 있고 관심 누른 사람도 있다. 저 돈이 절박한 분이 있다는 소리다"면서 "그런 점을 노려 타인의 노동력, 특히 엄마뻘 되는 여사님들 노동력을 착취하는 건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악덕 알바 공고글 올리는 거랑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야간근무인데 야간 수당은?", "밤잠도 못 자고 아이 하나 보는 것도 힘든데 가사일 까지 180만원이라니 조작 아니냐", "내용 보니까 갑질 엄청 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