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박남춘 인천시장(왼쪽)과 일자리위원회 위원 40여 명이 일자리 창출 관련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지난 23일 박남춘 인천시장(왼쪽)과 일자리위원회 위원 40여 명이 일자리 창출 관련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올해 바이오헬스, 항공정비(MRO), 산업단지 대개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바이오, MRO, 산업단지 재생 사업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크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 코로나19 고용 충격을 극복하고 2019년 수준으로 고용률과 취업자 수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 본궤도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K바이오랩허브 구축, 원부자재 국산화, 바이오 자원 공유, 바이오헬스케어 제품 개발 지원 등에 899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바이오기업이 몰려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시 제공
바이오기업이 몰려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시 제공
인천의 바이오산업은 2020~2021년 정부가 공모한 바이오인력양성센터와 바이오랩허브를 유치하면서 본궤도에 진입했다. 올해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연세대 국제캠퍼스 5만4545㎡ 부지에 치료제와 백신 등 신약 개발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K바이오랩허브를 구축한다. 사업비는 5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 K바이오랩허브 구축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 바이오기업에 입주 공간, 첨단 장비, 실험실,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를 위해 공급기업 발굴 및 조건부 구매 사업화를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모과제인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 사업’에 시 컨소시엄이 선정돼 국비 50억원을 확보했다. 대외 의존도가 86%에 달하는 바이오산업의 원부자재를 국내 생산과 공급으로 돌리면 제조업과의 협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2024년까지 12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자원 공유 활성화 사업도 추진한다. 바이오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 장비, 인력 등 자원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 공급·수요자 연결 지원을 추진,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 2025년까지 15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지원과 보급 확산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지원센터도 구축한다. 시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700여 개 기업을 유치하고 17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MRO에서 3000여 명 직고용 예상

시는 지난 23일 고용노동부의 ‘노사상생형 지역 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을 MRO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 일자리 모델 개발에 나선다. MRO는 항공기의 수리·정비·개조를 의미한다.

인천 영종도에는 이스라엘 국영기업 IAI의 화물기 개조 공장과 미국 아틀라스항공의 정비고가 들어선다. 대한항공 엔진정비클러스터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 MRO산업은 항공사 중심의 자사 정비체계로 인해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내 항공 정비물량의 51%, 연 7560억원 규모가 해외로 유출되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주요 항공정비 선도국은 정부 주도로 MRO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세계 항공운송 능력 7위 국가인 한국은 MRO산업에선 초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시는 2025년부터 항공정비산업 분야에서 3000여 명의 직접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단지 대개조는 상생의 청신호

인천은 1960~1980년대 공업입국 건설의 동력을 제공했던 지역으로, 남동·주안·부평국가산단과 일반공단이 즐비하다. 시는 공단의 노후한 시설과 도로를 개선하고 바이오·MRO·수소산업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등 첨단 산업과의 상생 전략을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산업공단의 문화공간 대개조 비전을 선포하고 제조 기능을 유지하면서 청년층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산업문화 공간 구축에 5억2500만원, 야간 경관 조성사업에 4억원을 투입한다. 청년들이 모여드는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소비문화 콘텐츠 공간을 마련하는 등 산업단지에 청년과 시민이 정주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만든다.

시는 최근 ‘반도체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공단의 전통산업인 반도체 공정 장비와 기술 사업을 지속하면서 새롭게 도약시키기 위해서다. 반도체는 인천 전체 수출의 약 27%를 차지하는 1위 수출 품목이다. 지난해에는 122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인천에는 반도체 후공정(패키징&테스트) 분야 유명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스태츠칩팩코리아가 입주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 등 1200개 이상의 기업도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올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재도약과 산업구조 대전환을 통해 고부가가치 미래 일자리 13만여 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